금연 18일째부터 다시 극성을 부렸던 금단현상이 21일째가 되자 거의 사라졌습니다. 어제 저녁 지인들을 만나 간단하게 맥주를 한잔할 때에도 흡연의 유혹과 함께 금단현상에 시달렸습니다. 지금은 약간의 치통만 남았는데, 신경 안쓰면 무시해도 될 정도입니다.
오늘 한 동료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담배를 피러 현관문을 나설 때마다 서너살 아들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이 가슴이 아파서 담배를 끊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딸 아이가 아직 땅을 기어다닐 때, 담배를 피러나가는 내모습을 항상 기어가다말고 바라보곤 했습니다. 지금도 그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뭐랄까. 안스럽게 바라본다고 해야하나?
아마 담배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자격지심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 필요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금연을 돕고 있는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휴대폰입니다. 이 휴대폰에는 금연 후 몇일이 지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금연을 시도한 후 몇 번이나 이 기능을 '0일'로 리셋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금연 10일 정도가 지날 때, 그 기간이 아까워서 쉽사리 휴대폰의 금연날짜 알림 기능을 릴셋할 용기가 없어졌습니다.
휴대폰 금연날짜 알림을 리셋하는 것이 얼마나 싫었던지 몇일 전에는 담배를 한 대 핀 후, 휴대폰 금연날짜 알림 기능을 리셋하며 안타까워하는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곧 금연 한달입니다. 금연 이후 무언가 나의 마음을 가다듬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중인데, 지금은 만년필이 담배를 대체할 수 있을지 보고 있습니다. 잉크를 넣고, 잉크가 촉을 적시기를 기다리는 행동을 수시로 반복하는 것이 담배를 빼고, 불을 지피는 의식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일단 잉크는 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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