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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stop smoking

금연 21일째, 다시 사라진 금단현상

by walk around 2009. 5. 28.



금연 18일째부터 다시 극성을 부렸던 금단현상이 21일째가 되자 거의 사라졌습니다. 어제 저녁 지인들을 만나 간단하게 맥주를 한잔할 때에도 흡연의 유혹과 함께 금단현상에 시달렸습니다. 지금은 약간의 치통만 남았는데, 신경 안쓰면 무시해도 될 정도입니다.

오늘 한 동료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담배를 피러 현관문을 나설 때마다 서너살 아들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이 가슴이 아파서 담배를 끊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딸 아이가 아직 땅을 기어다닐 때, 담배를 피러나가는 내모습을 항상 기어가다말고 바라보곤 했습니다. 지금도 그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뭐랄까. 안스럽게 바라본다고 해야하나?

아마 담배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자격지심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 필요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금연을 돕고 있는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휴대폰입니다. 이 휴대폰에는 금연 후 몇일이 지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금연을 시도한 후 몇 번이나 이 기능을 '0일'로 리셋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금연 10일 정도가 지날 때, 그 기간이 아까워서 쉽사리 휴대폰의 금연날짜 알림 기능을 릴셋할 용기가 없어졌습니다.

휴대폰 금연날짜 알림을 리셋하는 것이 얼마나 싫었던지 몇일 전에는 담배를 한 대 핀 후, 휴대폰 금연날짜 알림 기능을 리셋하며 안타까워하는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곧 금연 한달입니다. 금연 이후 무언가 나의 마음을 가다듬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중인데, 지금은 만년필이 담배를 대체할 수 있을지 보고 있습니다. 잉크를 넣고, 잉크가 촉을 적시기를 기다리는 행동을 수시로 반복하는 것이 담배를 빼고, 불을 지피는 의식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일단 잉크는 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