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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선수들, 사우나에서 벌거벗고 만나자!" 굴지의 대기업 후원사와 동등한 대접을 받는 부천지역 업체 지난 3월 21일 부천종합운동장. 2009 다음 K3리그 개막전. 부천FC 1995와 광주광산FC의 경기가 한창이다. 관중석에서 무심해 보이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보는 중년 남자가 있다. 지역 축구팀의 경기를 관전하는 평범한 시민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고보면, 부천FC에 높은 관심과 함께 운영에도 큰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그가 부천FC 운영에 기여하는 정도는 SK에너지, SK텔레콤, 다음, 자생한방병원 등 부천FC의 메이저 후원사 못지않다. '한솔24시 불가마사우나' 백능수 대표를 지난 1일 부천시 중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백 대표는 부천FC 선수들이 훈련이나 경기 후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선수단은 연간 1천만원이 넘는 경.. 2009. 9. 14.
분노를 쏟을 대상을 찾다 사실 연고이전 결정을 누가 내렸는지 알아내는 것은 당시 시점에서 중요한 일이 아닌지 모른다. 하지만 졸지에 팀을 잃고 큰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는 확실하게 부각되는 공공의 적이 필요할 지 모른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토해내야 그나마 제 정신이 돌아올 것 같았으니까. 연고이전을 발표하기 바로 직전까지 SK구단은 구단의 미래 전략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 용역은 서울의 S대학교 대학원 체육과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한창 연구가 진행 중일 때 이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S대학교 대학원 조교를 만나 팬으로서 구단의 전략을 제안하기도 했다. 혹시 이 연구보고서가 "연고를 제주로 옮겨야 팀이 발전할 것"이라는 결론을 담고 있었을까? 확인해 봤다. 연구 참여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연.. 2009. 9. 13.
"누가, 왜 이런 결정을…" 내 모습이 심각해 보였는지 사무실에서는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머릿 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스쳤다. 귓가에는 부천 응원가가 떠나지 않았다. '정신적 공황상태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손에 잡힐 리 없었다. 인터넷으로 부천SK라는 축구팀과 함께 한 추억을 찾아 헤맸다. 열정적인 부천 서포터의 모습은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사진 또는 동영상을 하나씩 찾아 볼 때마다 "맞아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라며 중얼거렸다. 추억이 떠오를 때마다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30대 중반 남자가 사무실에서 멍 하니 앉아 있다가 주루룩 눈물을 흘리는 꼴이라니…. 주책도 그런 주책이 없었다. 몇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이 좀 정신을 차리는 것 같았다. 휴대폰은 불이 나기.. 2009. 9. 13.
느닷없는 전화…"시간 있어요?" 2006년 2월 2일 목요일 오전 9시 30분경.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낯익은 전화번호 였다. "부천SK구단 A입니다." 의외였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한참 바쁠 텐데, 왜 전화를 했을까. "지금 시간 되세요? 사무실로 찾아가겠습니다." 사무실로? 순간 구단에서 일개 팬에 불과한 나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직접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하나하는 우쭐함이 스쳤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길래 종로에서 과천까지 온단 말인가. "무슨 일이신데요?" "가서 말할게요." "아이 참, 오시는 동안 궁금해서 죽어요. 이야기해 보세요." "연고 문제예요?" "연고? 오케이 알겠습니다." '연고문제'이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듣고도 당시에는 전혀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부천SK 구단의 몇몇 관계자들은 예전부터 "부천이 인구.. 2009. 9. 13.
내 책상 위의 라르손 사진을 보며… 책상 위의 라르손 사진액자. 신문에 난 사진을 오려서 액자에 넣었다. 내 책상에는 언젠가부터 스코틀랜드 셀틱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라르손의 사진이 있다. 이 사진이 책상에 자리 잡은지 5~6년 정도 된 것 같다. 한 신문에서 나온 사진인데, 난 신문에서 오려낸 사진을 위해 액자를 샀다. 사실 사진을 오려낼 때 라르손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우리나라의 클럽을 지지하는 나에게 외국 선수는 별로 관심의 대상도 아니었다. 하지만 셀틱 유니폼을 입은 대머리의 라르손 사진은 뭔가 대단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 같았다. 라르손을 처음 본 것은 1994년 미국월드컵을 중계하는 TV화면이었다. 당시 군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라르손이 뛰는 스웨덴 대표 경기는 제대로 못 봤다. 하긴 한국 경기도 훈련 때문에 뉴스 시간에.. 2009. 9. 11.
축구 선수들, 수줍음 털고 팬에게 다가가라 한국축구, 변해야 한다 ④ 몇 번 갔는지 무의미할 정도로 여러번 K리그 경기를 갔지만 경기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팬과 선수들의 교감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같은 외국 경기를 보면 골을 넣은 선수들이 골대 뒤 관중에게 다가가 함께 환호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귀하신 몸이 머플러를 두른 대머리 아저씨를 찾아가 와락 껴안고 골을 기뻐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 순간에는 선수와 팬의 경제적 격차는 무의미하다 오직 공동의 목표를 이룬 희열만이 있다. 원정 경기에서는 골을 넣은 선수가 함께 원정을 온 팬들에게 다가가 함께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한다. 원정 팬들이 멀리 있을 때는 키스를 보내거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기쁨을 공유한다. 경기.. 2009. 9. 10.
한국 길거리 토스트와 사뭇 달랐던 싱가포르 토스트 - 싱가포르 여행 1 올 여름 휴가는 싱가포르와 몰디브를 다녀왔습니다. 별다른 이유없이 상당히 거하게 다녀왔습니다. 지금도 휴가 후유증이 장난이 아닙니다. 특히 경제적인 압박이 상당합니다.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덜 먹고, 덜 입고, 덜 쓰고, 내년에도 사고를 칠 생각입니다. 전체 일정은 8일. 싱가포르 3일, 몰디브 5일입니다. 기간은 8월 마지막 주. 2개월 전에 모든 예약을 끝냈습니다. 항공권, 호텔, 리조트 모두 개인적으로 선택을 해서 여행사에 예약을 의뢰했습니다. 이럴 경우 여행사 보유분이 혹시 있다면 좀 싸게 계약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성수기 한참 전에 선금을 주는 부담은 있습니다. 오랜만에 간 인천공항. 항상 이용하던 청사가 아닌 새로 완공된 청사로 이동 중. 주로 국적기를 타다가 외국적기(싱가포르항공)을 타.. 2009. 9. 9.
홍콩여행⑩ : 향 연기 자욱한 도교 사원 윙타이신 금붕어시장과 꽃시장을 보고 자연스럽게 향하게 되는 곳이 새공원입니다. 싱가포르의 주룽새공원과 비교할 곳은 못 됩니다. 약간의 가게와 새장을 들고 나와 새에게 햇볕을 쬐여주는 할아버지들을 볼 수 있는 정도. 하지만 새장 속의 새들을 한 곳에서 몰아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새먹이, 예쁜 새장도 볼만 합니다. 새장을 들고 나와 앉아 있는 할아버지들은 새에게 관심을 보이면 좋아합니다. 중국말로 자랑을 하는데 고개만 끄덕. 새공원 꽃시장 모두 프린스 에드워드역 B1 출구. 돌아보는데 한시간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일부 새장 속에 참새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참새는 파는 것은 아닙니다. 새장 안에 먹이가 많으니까 어떻게 들어 갔는데, 나오지 못는 것 같습니다. 불쌍한 것들. 새공원을 들른 다음 날에.. 2009. 9. 8.
大國 되려면 외국인 끌어 안아야 국가의 평판은 곧 국가의 이익 우리가 결명하는 외국인들 대부분 미래의 주요 파트너 국가 출신 8월 31일 검찰은 인도인 후세인(28) 성공회대 교수에게 "더럽다", "냄새난다"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31세 남성에게 모욕죄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한다. 2001년 겨울 인도네시아로 여행을 갔을 때 잠시 동행했던 한국인 중 일부가 현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깜둥이", "발음이 왜 이따위야!"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실컷 들었다. 인터넷에도 일부 동남아, 중동 쪽 외국인을 비하하는 글들이 적지 않다. 물론 백을을 비판하는 글도 있지만 비하는 아니다. 백인들이 한국인 여자를 많이 건드려서 기분이 나쁘다 정도? 이렇게 아시아 또는 아프리카계 외국인을 비하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국익'이.. 2009. 9. 8.
[K3] 부천FC, " 골욕심 버렸다면 더 크게 이겼을 것" (남양주와 홈경기 후기) 지난 5일 부천FC 1995는 남양주와 홈경기를 가졌습니다. 이 경기에서 부천은 1-0 진땀승을 거두었습니다. 남양주는 꾸준한 팀입니다. 멤버의 수준을 떠나서 선수들이 큰 변화없이 훈련과 경기를 장기간 거듭하다보니 팀 전술이 몸에 익으면서 만만치 않은 팀이 되었습니다. 특히 홈에서는 천하무적입니다. 부천이 전기리그 남양주 원정에서 거둔 승리는 정말 값진 승리의 하나였습니다. 남양주의 조직력에 부천은 전반에 고전했습니다. 그라운드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된 남양주 선수들은 많이 뛰지 않고도 효과적인 축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공이 오가는 길도 미리 정해 놓은 듯 매끄러운 편이었습니다. 마치 용인의 경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부천은 공을 따라다니다가 말릴 것을 우려했는지 평소답지 않게 뛰지 않고 지키는 전술로.. 2009. 9. 7.
오늘 저녁 혼자 극장에 갑니다 혼자 극장에 간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저녁 혼자 극장에 갑니다. 2주 전에 와이프와 극장에서 를 보았습니다. 영화 내용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울고 싶은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에 와이프가 "저 대회에서 금메달 땄어?"라고 물어보는 바람에 무드가 깨졌습니다. 그리고 훌쩍거리고 있으면 자꾸 쳐다봐서 민망했습니다. 오늘 밤 늦게 혼자 조용히 극장에 가서 다시 속 편하게 볼 생각입니다. 와이프도 선선히 허락을 했습니다. 금요일 밤 10시 30분. 유부남이 양복입고 혼자 극장에 가게 생겼습니다. 벌써 가슴이 두근두근. 위 좌석 배치도에서 붉은 네모가 제 자리입니다. 구석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볼 생각을 하니 너무 기쁩니다. 옆에 아무도 안왔으면 좋겠는데… 선수들이 그림.. 2009. 9. 4.
프랑스 식민지 출신이 분석한 식민근성 "오랜 세월을 프랑스에서 지낸 흑인들은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서 귀향한다. … 온몸에 마치 새로운 활력이 솟아나기라도 하는 듯 잔뜩 뻐기는 자세로 거만하게 말을 건네기도 한다." 의 저자 프란츠 파농은 프랑스령 안틸레스(Antilles) 출신이다. 남미의 토종 유색인종이고 파농을 스스로 이 지역 사람들을 흑인으로 칭하고 있다. 아프리카와는 다른 면이 있겠지만 하여튼 유색인종이다. 프랑스령 안틸레스 사람들은 프랑스를 점령군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동경하는 모양이다. 앞서 소개한 의 발췌문은 언뜻 그 옛날의 재미교포 분위기를 풍긴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좀 다녀오면 한국에서는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버터발음과 중간중간 섞는 영어단어가 품격(?)을 더했다. "거리에서 친구를 만나기라도 하면 그는 더 이상 팔을 넓게 .. 2009.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