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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football itself

일본신문, 축구 한일전에서 패하면 호외까지 뿌려

by walk around 2010. 1. 22.

관련 포스트 : 2003년 한일전, 웃통 벗고 한국 응원단에 뛰어든 일본 응원단

5월 25일 도쿄에서 축구 한일전에 열린다고 합니다. 이 경기에는 한국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일본의 나카무라 순스케(에스파뇰) 등 해외파가 총출동 한다는군요.(아직 확정이 아니라는 말도 들리는군요)

현재 구성원을 볼 때는 한국이 살짝 앞서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한국 역사상 이렇게 많은 빅리거가 있었던 시절이 없고, 순도면에서도 일본을 앞도하는 것 같습니다. 아약스 1군 물망에 오르락 내리락하는 선수가 국가대표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는 게 지금 한국의 현실입니다. 러시아 등 팬들이 파악도 못하는 곳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런 선수들도 싹싹 긁어서 대표팀을 만들었을 텐데요.

설연휴인 2월 14일에도 역시 도쿄에서 동아시아선수권 한일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는 국내파 선수 위주로 할 예정이기 때문에 진검승부는 아니라는군요.

한국에서는 한일전이 특별한 경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5월 25일 경기를 예고하는 기사가 포털 사이트 첫 화면을 장식할 정도니까요. 그렇다면 일본도 한일전을 특별하게 생각할까요?

2003년 5월 31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한일전에서는 후반 42분 안정환의 골로 1-0으로 신승했습니다. AS는 이을용이었습니다. 아마 관중석에 코엘류 감독이 앉아있었을 것입니다.

이 경기를 현장에서 봤는데, 일본 서포터 울트라스와 붉은악마 간의 충돌이 발생하는 등 에피소드가 많은 경기였습니다. 경기 후 거리로 나왔는데, 길에 아사히신문의 호외가 뿌려져 있었습니다. 일본이 한국에 애석하게 패했다는 내용입니다.

호외는 정말 큰 일에 뿌리는 것 아닙니까? 인쇄매체가 발달한 일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호외의 비중이 우리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한일전이 일본에게도 가벼운 비중은 아닌 모양입니다.

아래 사진은 한 심포지움 현장입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오사카의 한 대학(저질 기억력이 --;)에서 개최된 심포지움입니다. 한일월드컵 열기에 대한 것인데, 주된 주제는 한국의 광적인 응원열기였습니다. 당시 일본은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인 한국의 거리를 보면서 묘한 공포심을 느낀 것 같았습니다.

"한국의 축구열기가 국수주의로 발전하여 주변 국가에게 영향을 주지 않겠습니까"라는 식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당시 분위기는 국수주의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냥 축제를 즐길 뿐이었죠.

다소 지루한 심포지움보다 더 신기한 것은 한국의 열기에 대해 영국의 가디언,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 유렵 매체들이 관심이 매우 높았다는 점입니다. 아쉽다면 일본편향의 이들 유력매체의 기자들이 일본의 우려를 대변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외국 언론인을 끌어 안으려는 일본 언론과 학계의 노력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심포지움 방청석 뒤쪽의 한국 유학생들과 교포들은 영상으로 본 한국의 응원열기를 보면서 몹시 감격스러워 했고, 일본인들이 그 장면을 보고 우려할 때,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특히 당시 붉은악마 초장기 멤버 출신 참석자가 "1998월드컵 때 프랑스에서 네덜란드 오렌지 물결에 당했을 때, 2002월드컵에서는 붉은물결로 되갚을 것이라 다짐했다"는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는 한국계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보는 한일전 비중을 이야기 하려다, 말이 삼천포로 빠졌네요. 한일전, 일본에서도 관심 많습니다. 서너번 일본에서 한일전 봤는데, 경기장 빈자리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경기장 응원열기는 그쪽도 광적이구요 ㅋ

※ 이 컨텐츠가 1월 22일 다음 첫 화면에 노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