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하게 사용하는 말로 상주가 프로축구단을 유치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상주는 조선 시대에 남쪽에서 꽤 큰 고장이었다. 경상도의 '상'은 상주에서 따왔다니 그 위세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구, 울산은 물론 구미 등보다 인지도나 경제 규모, 인구 등이 쳐진다. 도시 사람들에게는 막말로 '깡촌'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징도 없고, 기억나는 것도 없다. 살면서 특별히 갈 일도 없다.

 

하지만 프로구단이 들어선 이후 도시가 활기를 찾고 있다. 축구팬인 나도 여러번 상주를 갔다. 맛집도 찾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의 조별 예선 첫 경기. 이근호의 동점골이 터졌을 때 이근호의 소속 팀 '상주상무'는 전세계의 전파를 탔다. 아마 상주 축구팬은 소름이 돋았을 법 하다. 도시가 그렇게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2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지금은 1부리그에 있다.

 

지난 2013년 상주 경기장을 찾았다. 간단한 경기장 내외 풍경이다.

 

 

 

경기장 외벽의 다소 촌스럽지만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현수막.

 

 

 

브리핑 룸은 프로라고 하기에는 소박하다.

 

 

 

경기장 관중석. 경기장 잔디 사정도 좋지는 않았다.

 

 

 

관중에 적다. 하지만, 몇 번 찾은 경기장에서 때로는 만 명 대의 관중을 보기도 했다.

도시 규모에 비해 대단한 것이다.

 

 

  

한때는 나만의 작은 축구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축구와 관련된 기념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규모도 꽤 됐다. 하지만 지금은 포기했다. 언제 박물관을 만들지 모르는데, 좁은 아파트는 보관할 공간이 없다. 결국 박물관은 포기. 이미 많은 기념품을 사방에 뿌렸다. 작동이 안되거나 남주기 부끄러운 것은 버렸다.그렇게 처분한 물건은 아쉬움에 사진으로 남겼다.

 

 

 

2006년 붉은악마 대의원회 기념 볼펜.

 

 

 

경인지부가 제작한 것이다.

 

 

 

일본 붉은악마의 휴대폰 고리.

 

 

 

2주년 기념품이다.

 

 

 

2002년경 마트에서 구입한 장난감.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월드컵 기념품. 줄을 당기면 태극기가 움직인다.

 

 

 

2002년 유치 기념 열쇠고리. 유치했을 때 기념품이기 때문에 상당히 오래된 것이다.

 

 

 

2002년 경 시장에 쏟아진 무허가 붉은악마 기념품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 7월 28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치뤄진 성남일화와 부천SK의 경기 티켓입니다. 이 경기 결과는 1-1이었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생긴 티켓입니다.

성남종합운동장은 여러번 갔는데 티켓은 아직 이것 밖에는 보이질 않네요. 시설은 안습이었고 관중도 적은 구장이었습니다. 서포터는 그 수가 오늘날의 일부 K3리그 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금 현재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진이 인증샷이라면 인증샷이 되겠네요. 이 사진은 같은해 8월 29일 성남과 부천의 경기전 장면입니다. 이 경기도 1-1 무승부였습니다.

이상하게 티켓이 있는 경기는 사진이 없고, 사진이 있는 경기는 티켓이 없네요. 지나간 시간이 이렇게 소중한 줄 알았다면 좀 꼼꼼하게 챙길껄…





오늘도 꽤 오래된 티켓을 발굴했습니다. 2003년 부천SK와 전뷱현대의 경기티켓입니다. 가격은 겨우 2,000원. 당시 부천SK는 서포터석은 이렇게 할인하여 판매를 했습니다.

티켓디자인은 나름대로 엠블럼을 형상화하는 등 신경을 쓴 것 같네요. 단순한 2004년 시즌 티켓보다는 차라리 나은 것 같습니다.

2003시즌 부천SK는 총 3승을 합니다. 팬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기에 충분한 기록적인 성적입니다. 이런 경기를 거의 빼놓지 않고 가서 본다는 것은 고문에 가까운 고통이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시즌 막판에 수원에게 3-1로 승리했다는 것이겠죠.

지금은 수원과 서울이 어느새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수원과 부천의 경기가 열기가 더 뜨거웠습니다. 적어도 서포터 측면에서는 그랬습니다. 그 티켓도 어디 있을 텐데….

<링크> 이제는 볼 수 없는 부천SK의 2004년 티켓 두장






2004년 7월 15일 전남전(H) 3-0
2004년 8월 1일 울산전(H) 0-0

앞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티켓입니다. SK프로축구단이 부천을 연고로 할 때 사용했던 티켓입니다. 하나는 2004년 7월 15일 전남과의 경기. 다른 하나는 8월 1일 울산과의 경기입니다.

전남과의 경기는 3-0으로 승리했고, 울산과의 경기는 0-0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둘 다 리그경기는 아니고 컵대회였습니다.

하드를 뒤져보니 전남과의 경기는 사진도 있네요. 관중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당시 2002년 연일 흥행을 기록하던 부천SK는 팀 운영이 파행적으로 이뤄지면서 전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덕분에 시즌 중 11경기 무승 곧이어 13경기 무승 등 나락의 길로 떨어집니다.

이 시즌에 컵 대회까지 합쳐서 승리수는 6경기에 불과하고 그중 2승이 아직 리그 초보였던 대구를 상대로, 또 2승은 상무구단이 광주를 상대로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2승이 하나가 이 경기였고, 하나가 대전을 상대로 거둔 것입니다.

이런 처절한 성적치고는 서포터들이 상당히 많네요. 리그 첫승 후 컵대회 첫 승을 거둔 날이니, 감격이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때문에 경기 후 부천서포터 특유의 랄랄라 응원도 더욱 흥이 났습니다.

그리고는 수원에게 지고, 성남과 비기고 울산과도 비겼습니다. 요즘 티켓정리 중인데 찾다보면 성남과 수원경기 티켓도 곧 나타날 것 같습니다.

"추억 속에서 산다"는 말.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부천FC 서포터 헤르메스







지난 7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포할스틸러스와 사우디 알 이티하드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일이 있어 일본에 갔다가 이 경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달려갔습니다. 포항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무게감은 축구팬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사진은 티켓입니다. 본부석 반대편이 4,000엔. 우리나라 A매치와 비슷한 가격입니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사우디 사람들을 보기는 생전 처음입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사우디 청년이 교복을 입은 일본 여고생을 바라보고 있네요. --;



사우디 응원단도 합창을 하고 서서 응원을 합니다. 노란 옷은 입은 사람 중 상당수는 일본사람입니다. 비닐로 급조된 유니폼도 경기장에 뿌려졌습니다. 중동 특유의 흥얼거리는 응원도 빠지지 않습니다.


경기장이 텅텅 빌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일본 팀이 올라가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예상 외로 경기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 위에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포항 서포터 + 팬 입니다.



포항 서포터는 내내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함께 간 분들이 "서포터들 대단하다"며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이런 문화가 우리나라 3부리그에도 있고, 부천서포터는 더욱 강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 그러나 아시아 챔피언스컵 결승과 3부리그는 차이가 좀 크네요. 하지만 저에게 다가오는 가치는 정 반대입니다.

어쨌든 경기는 흥분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사우디 팀이 아니라 한국 팀이 이기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축구가 눈길을 끌면 각 리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니까요.



운 좋게 촬영한 첫 골 장면. 두번째 골은 선수들이 엉켜 있는 것부터 촬영했습니다. 알 이티하드의 만회골은 전관판을 통해 촬영했습니다. 승부는 짜릿했습니다. 2-1 포항의 승리. 극동 지역 팀을 대파하며 올라온 알 이티하드에게는 믿을 수 없는 결과입니다. 반면 포항은 스타없이 일궈낸 값진 성과입니다.



왠지 골이 글어갈 것 같아서 카메라를 들었는데, 아닌 게 아니라 결정적인 찬스가 났습니다. 이 장면에서 아쉬워했던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포항 선수들은 이기고 싶다는 열망을 플레이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엄청난 투쟁심은 현장의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공중볼 다툼할 때 보여준 치열한 점핑 장면 들이 머리에 각인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포항은 챔피언이 될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열정과 체력을 세계대회에서도 보여준다면 기술부족을 극복하고 사고를 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챔스리그 시상식을 안보고 올 수는 없었습니다. 왜 큰 대회에서 우승하면 축구장에서는 항상 하늘로 연기를 쏘고, 은색 꽃가루가 날릴까요? 정형화된 것인데, 우승팀 선수들과 팬에게는 언제봐도 즐거운 장면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장면입니다. 우승 후 선수들이 팬들에게 달려가는 것보다 아름다운 장면이 또 있을까요? 이들은 한참동안 서로 마주 보며 여흥을 즐겼습니다. 어떤 축구팀의 팬을 하면서 이런 순간은 평생 한번 올까말까한 장면일 것입니다. 포항 팬들이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아! 포항 팬들은 이 순간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1. 보시니 2009.11.09 22:16 신고

    아, 저는 포항이 아톰 마스코트를 사용하던 25년 전부터 팬이라~
    이번 우승이 너무 기쁘답니다.
    일본에서 관전하신 산책(?) 님이 정말 부러워요~!!!

    • walk around 2009.11.09 23:51

      그래요? 현지에 포항의 오울드 팬이 많이 왔더군요. 포항 서포터즈와 함께 있었죠. 섹터가 달라 얼굴은 못 보고 전화통화만... 아마 그들은 그날 밤 잠을 못 잤겠죠?


이 경기는 1-3으로 부천이 진 경기다. 티켓을 보면 알겠지만 티켓 위 글씨에 볼펜으로 덧댔다. 티켓의 글씨는 프린트 되어 나오는데, 몇년이면 다 날아가고 종이만 남는다. 언제 어떤 경기 티켓인지 알 수가 없게 된다. 할 수 없이 글씨가 지워지기 전에 볼펜으로 덧대곤 한다.

7월 18일에 인천과 비긴 후, 광주와 경기에서는 이기고 수원과 붙었다. 수원에 응원하러 가는 길은 항상 설레었다. 요즘 서울유나이티드와 경기를 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항상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쩌렁쩌렁 울리던 부천서포터의 응원소리가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부천팬들은 지금이라도 짐을 싸서 수원같은 팀을 응원하러 가면 편하게 축구를 볼 텐데, 굳이 떠나지 않고 부천FC 1995를 키울 생각만 하는 것을 보면 참 미스테리하다. 3부리그 팀을 응원하는 것은 고행이다.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팬들도 일을 해야하니까. 하지만 언젠가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원정응원석인 S석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수원 가는 길에 국밥집이 생각난다. 당연히 매년 가던 길이 이제는 상관없는 길이 되었다.




  1. 영웅전쟁 2009.11.05 13:13 신고

    잘 보고 갑니다.

    • walk around 2009.11.05 13:18 신고

      제 블로그 글 중에서 축구 쪽 이야기는 아마 축구를 많이 좋아하는 분이 아니라면 편하게 보시기는 힘들 듯 ^^ 특히 부천 축구 이야기는..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올해 7월 18일에 부천FC 1995는 잉글랜드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를 초청해 경기를 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 수백명의 부천서포터 헤르메스가 참여해 뜨거운 응원을 했다.

정확히 5년전 같은 날. 헤르메스는 이 티켓이 지시하는 경기장에 있었다. 당시 부천연고구단이었던 부천SK는 인천 문학보조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삼성하우젠컵대회 경기를 했다. 당시 문학경기장이 트랙 공사 중이어서 보조구장에서 했다.

이 경기에서 양팀은 득점없이 비겼다. 당시 인천에는 현재 국가대표 수비수인 이정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우 악착같았는데 상대 입장에서 볼 때는 거칠다못해 심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좋게 말하면 치열한 것이고, 한편으로는 손을 많이 쓰는 듯 보이기도 했다.

이후 수원을 거쳐 대표에 발탁되고 J리그 진출 후 중동까지 간다고 하니, 많이 발전한 듯하다.

인천구단 역시 K리그에서 무난하게 운영이 되고 있는 것 같다. 5년전 우리가 보았던 다른 모든 것들은 그대로인데, 나와 동료들은 많이 변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직접 경기장에서 가서 성원할 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티켓을 보니 인천유나이티드 스폰서 참 많았네…

<Ticket & Story>

[K3] 부천FC 1995와 서울유나이티드의 격전. 부천이 웃다
태어나서 축구경기 중에 집에 가기는 처음 - 2008년 6월 22일 남북전
전술적 우위를 보여준 세네갈과 평가전
부천FC 1995와 서울유나이티드의 첫 경기를 기념하며
K3 부천FC 1995의 시작을 알렸던, 부천FC 첫 시즌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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