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작업은 팬들이 하더라도 위원장은 이름이 있는 분이 해주시면 큰 힘이 된다. TF는 부천 지역 국회의원과 접촉했다. 정치적인 성향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축구에 대한 애정이 더 큰 잣대였다. 당시 지역 국회의원 중 CHA 의원 측에 접촉을 했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또 다른 후보는 역시 지역 국회의원인 BAE. 역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TF 입장에서는 두 분이 공동 위원장을 하면 최고의 그림이 된다. 

약속은 CHA가 먼저 잡혔다. 2007년 3월 17일 토요일이었다. 하지만 바쁜 일정이 생기면서 계속 미뤄졌다. 당시 TF 업무 메모에는 '당 공천위원회 소집으로 인해 취소'로 기록되어 있다. 일정을 취소하며 여전히 "참여에는 긍정적"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BAE 의원 측과는 TF 사무국장 LEE와 유선상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BAE는 "4월 14일까지 답을 주겠다"고 했다가 답변 날짜를 4월 20일로 연기했다. 엄청나게 고민하는 듯 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신중하게 판단을 하니, 일단 한다고 하면 큰 기여를 하실 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4월 20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국회 의원회관 723호 BAE 의원 사무실. TF 사무국장 LEE가 다녀왔다. 이 자리에서 BAE 의원은 몇 가지 답을 내놨다. 1. 참여에 긍정적이다. 2. 후원사나 기관을 내가 찾는 건 어렵다. 3. 시민모임 차원에서 후원사를 찾는 건 좋다. 4. 10월까지 위원회를 운영하고 성과가 없으면 해체한다. 5. JEONG 등 축구계 인사와는 친분이 있으니 향후에 응원이 되는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다음날 사무국장 LEE는 또 BAE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BAE는 "위원장을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십여 명의 팬이 모인 창단 TF가 거물급 정치인을 설득해서 창단 위원장으로 영입한 어찌보면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돌이켜보면 젊은 TF 멤버들은 BAE 의원님과 수시로 대화를 나누며 많은 것을 배웠다. 

TF는 아직 부실한 TF 조직도를 BAE 의원 측에 전했고, 매주 진행상황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 편으로는 CHA 의원은 창단위원회 '고문'직을 수락했다. CHA의원 측에도 TF 조직도와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BAE 의원 측은 CHA 의원 측도 창단에 함께 힘을 보태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2007년 2월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붉은악마 경인지부와 부천붉은악마의 부천FC 창단 지지 성명을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 붉은악마 경인지부에 부천팬만 있는 것도 아니고, 부천붉은악마에도 타 팀 팬이 있기 때문에 그냥 받아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부천FC 보다 앞서서 팬들이 창단한 서울유나이티드의 경우 붉은악마 서울지부의 지지 성명서를 받은 것이 큰 힘이 된 전례가 있었다. 아무래도 붉은악마의 인지도가 기업 후원이나 지역 내 관심을 높이는 데에는 득이 된다. 창단 계획을 시청 같은 곳에서 말하면서 "붉은악마도 지지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가 힘이 될 때가 있다.

 

다행히 TF멤버 중 OH는 붉은악마 의장을 2년 연속 역임했기 때문에 붉은악마와 커뮤니케이션에는 강점이 있었다.

 

다른 한 가지 현안은, 지금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그때는 정말 심각하게 논의했던 것인데, "일부 부천팬들이 2007년 시즌 개막전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찾아가서 연고이전 반대 시위를 한다"는 것이었다. 

 

TF와 부천팬들은 "2006년을 끝으로 제주 유니아티드 경기장을 방문하여 진행하는 공식 시위는 없다"고 발표한 바 있었다. 연고이전이 모든 축구팬에게 현안은 아니기 때문에 관람을 방해하는 문제도 있었다. 거부감을 주는 시위는 오히려 창단 작업에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피끓는 일부 부천팬들은 2007년에도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고, 헤르메스 내 3개 소모임이 동참하기로 했다. OH는 이들에게 "만일 제주 팬과 충돌이 나면 창단 작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3개 소모임 중에 OH가 소속한 모임이 있기도 했다. 

 

TF에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열혈 부천팬과 제주유나이티드 혐오파가 있었지만, 창단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마치 직장인들처럼 현실에 순응하는 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주 경기에서 과격한 시위는 자제해달라"는 것 자체가 이미 많이 변한 것이다. 

 

서울유나이티드의 당시 사무국장은 JANG님이었는데, TF와 서유가 협력관계를 맺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우리로서는 서유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좋은 제안이었다. 다만 TF는 서포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다른 팀과 협력이라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논의가 되기 시작했다. 고마은 제안이었다.

 

 

이 블로그에 약간의 관련 글이 있는데,

지금 자료를 들고 다시 보니, 시간의 앞뒤가 다른 게 있다.

 

벌써 10년이 넘은 일이니

기억의 왜곡이 심하다. 

 

그래서 그 과정을 다시 자료를 보면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본 카테고리에서
처음부터 다시 정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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