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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Ticket & Story

포항이 아시아 챔피언 되는 순간, 현장에서…

by walk around 2009. 11. 9.


지난 7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포할스틸러스와 사우디 알 이티하드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일이 있어 일본에 갔다가 이 경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달려갔습니다. 포항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무게감은 축구팬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사진은 티켓입니다. 본부석 반대편이 4,000엔. 우리나라 A매치와 비슷한 가격입니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사우디 사람들을 보기는 생전 처음입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사우디 청년이 교복을 입은 일본 여고생을 바라보고 있네요. --;



사우디 응원단도 합창을 하고 서서 응원을 합니다. 노란 옷은 입은 사람 중 상당수는 일본사람입니다. 비닐로 급조된 유니폼도 경기장에 뿌려졌습니다. 중동 특유의 흥얼거리는 응원도 빠지지 않습니다.


경기장이 텅텅 빌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일본 팀이 올라가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예상 외로 경기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 위에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포항 서포터 + 팬 입니다.



포항 서포터는 내내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함께 간 분들이 "서포터들 대단하다"며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이런 문화가 우리나라 3부리그에도 있고, 부천서포터는 더욱 강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 그러나 아시아 챔피언스컵 결승과 3부리그는 차이가 좀 크네요. 하지만 저에게 다가오는 가치는 정 반대입니다.

어쨌든 경기는 흥분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사우디 팀이 아니라 한국 팀이 이기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축구가 눈길을 끌면 각 리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니까요.



운 좋게 촬영한 첫 골 장면. 두번째 골은 선수들이 엉켜 있는 것부터 촬영했습니다. 알 이티하드의 만회골은 전관판을 통해 촬영했습니다. 승부는 짜릿했습니다. 2-1 포항의 승리. 극동 지역 팀을 대파하며 올라온 알 이티하드에게는 믿을 수 없는 결과입니다. 반면 포항은 스타없이 일궈낸 값진 성과입니다.



왠지 골이 글어갈 것 같아서 카메라를 들었는데, 아닌 게 아니라 결정적인 찬스가 났습니다. 이 장면에서 아쉬워했던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포항 선수들은 이기고 싶다는 열망을 플레이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엄청난 투쟁심은 현장의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공중볼 다툼할 때 보여준 치열한 점핑 장면 들이 머리에 각인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포항은 챔피언이 될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열정과 체력을 세계대회에서도 보여준다면 기술부족을 극복하고 사고를 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챔스리그 시상식을 안보고 올 수는 없었습니다. 왜 큰 대회에서 우승하면 축구장에서는 항상 하늘로 연기를 쏘고, 은색 꽃가루가 날릴까요? 정형화된 것인데, 우승팀 선수들과 팬에게는 언제봐도 즐거운 장면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장면입니다. 우승 후 선수들이 팬들에게 달려가는 것보다 아름다운 장면이 또 있을까요? 이들은 한참동안 서로 마주 보며 여흥을 즐겼습니다. 어떤 축구팀의 팬을 하면서 이런 순간은 평생 한번 올까말까한 장면일 것입니다. 포항 팬들이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아! 포항 팬들은 이 순간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