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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연아 주식회사, 부럽지만 잘 되길 바랍니다

by walk around 2010. 4. 27.

김연아 주식회사. 일단 어감은 좀 그렇습니다. 성공하고 나니까 혼자 따로 나간 것 같은 느낌도 줍니다. 그래서인지 김연아 주식회사로 불리는 '(주)올댓스포츠(AT스포츠)'에 대한 기사 밑에는 다소 부정적인 댓글도 달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업은 물론 수익이 여러 목표 중 하나겠지만 그런 이유로 비난받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익을 생각한 활동을 비난한다면 우리나라 모든 기업인은 다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김연아 주식회사, 아니 김연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김연아가 우리에게 준 선물을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종종 스타나 영웅을 끌어내릴 때 그들이 우리에게 준 기쁨과 영광을 잊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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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2002 월드컵의 영웅 이운재 선수가 요즘 페이스가 떨어졌다고 인신공격을 하는 것을 보면, 이들은 이운재 선수가 스페인 호아킨의 PK를 막았을 때 어땠는지 묻고 싶습니다.

김연아는 설명할 필요도 없이 한국에게 피겨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한 선수입니다. 피겨 강국 중국도 이번 올림픽에서 센슈에-자오홍보 커플 덕분에 생전 처음 금메달 땄습니다. 그걸 우리나라는 김연아 혼자 한방에 따버린 것입니다.

"나는 피겨 금메달 관심없다"는 분들에게도 김연아는 영향을 미치고 말았습니다. 그녀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바람에 5조2천여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한국에 선사했으니까요.

이 정도 기여했으면 개인적으로 그녀는 수천억을 벌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라고 합니다.

이중 김연아의 소식을 해외 언론들이 보도함으로써 얻은 국가 이미지 홍보 효과도 9281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이 수치는 그녀가 참가한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등을 모두 뺀 것입니다. 다 합치면 기여도는 더 엄청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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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수나 비중에는 차이가 있지만 김연아가 조국에 조단위의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녀 덕분에 피겨를 사랑하는 많은 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을 만만치 않은 나라로 인식시켰습니다. 천톤의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고 실수없이 프로그램을 끝낸 모습 덕분에 더할 수 없는 강인한 인상도 주었습니다.

김연아 덕분에 세계인들이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습니다. 김연아가 올림픽에서 프로그램을 끝낸이후 외신은 "여왕의 대관식이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적어도 그 시점에는 그녀는 세계의 여왕이었고, 미의 상징이었습니다.

금발의 백인은 세게인에게 막연한 아름다움과 동경의 상징이었는데, 이제 흑발의 한국 여인도 인종을 떠나 아름다움의 대표성을 지닌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좀 번외의 이야기지만, 그녀의 이번 경쟁 상대가 일본 선수였다는 점도 무시못한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또 덕분에 피겨라는 종목에 대해 온 국민이 '이해관계자'가 되어서, 터질듯한 긴장감 속에 종목을 즐겼습니다. 이전에는 피겨는 '잘하는 편 우리편'이었던 그냥 그림만 보는 종목이었습니다.

박지성이 오늘의 박지성이 되기 위해 "축구의 감옥에서 살았다"고 말했는데, 김연아는 아마도 이런 성과를 위해 '피겨의 감옥'에서 살지 않았을까요?

인간적으로 이 정도 했으면 김연아가 무슨 일을 해도 박수를 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T스포츠를 통해 그녀의 노하우와 경험을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에게 전하고, 그녀도 앞으로 더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다면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녀의 전 소속사였던 IB스포츠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우리 스포츠마케팅업계에 좋은 회사가 하나 더 생긴 격이니 나쁠 것 없습니다.

평범한 시민으로서 천문학적인 수입은 참 부럽습니다. 하지만 그럴만한 것 같습니다. 돈 많이 버시고, 좋은 일에도 많이 쓰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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