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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living

난생 처음 다른 사람이 신던 신발을 구입했습니다

by walk around 2010. 1. 2.



"남이 버린 신발을 신으면 그 신발 주인이 갖고 있던 나쁜 운이 신발을 신은 사람에게 옮겨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열심히 검색을 해도 이런 말을 다시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아마도 위생상 좋지 않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 아닐까"라는 의견을 내놓더군요.

어쨌든 남이 신던 신발, 또는 남이 버린 신발을 신는 것은 참 찝찝한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발이 깨끗하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수년 전에 한 헬스클럽에 갔다가 첫날 무좀에 걸린 일이 있습니다. 샤워실 앞에 깔린 발판이 좀 찝찝했는데 아마도 거기서 옮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다지 깨끗해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날 이후 거의 일주일동안 유난을 떨면서 병원을 다녀서 다행히 무좀을 완전히 몰아내고 다시는 그 헬스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회비는 입금하지 않았던 상태여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제가 남이 신던 신발을 애타게 찾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프로스펙스 새 BI

최근 백화점에 갔다가 프로스펙스의 BI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참으로 뒤늦게 알게됐습니다. 새로운 BI는 두개의 역동적인 선이 서로 교차하는 형태인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뼈다귀'로 불리던 예전 BI를 좋아했거든요.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프로스펙스 초록색 운동화를 언젠가 사리라 마음 먹고 있었는데, 초록색은 커녕 BI가 바뀌었으니 해당 상품은 팔지 않을 것 같았고, 실제 팔지 않았습니다.

혹시나하는 심정으로 '프로스펙스 구제'라는 검색어로 쇼핑몰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제품을 운이 좋게 찾았습니다. 프로스펙스 구제, 그것도 뼈다귀 BI신발은 서너개 있는 것 같은데, 찾던 신발이 그것도 사이즈가 맞는 게 있었으니 거의 기적적인 일입니다.

남이 신던 신발에 대한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이 있음에도 주문했습니다. 세탁은 일단 제대로 했다는 설명은 있더군요. 그리고 그 신발을 받았습니다. 이제 정말 나의 마지막 뼈다귀 프로스펙스 신발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BI는 예전 것이 좋았는데... 가끔 복고 에디션으로 뼈다귀 BI가 달린 신발을 판매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새로 산 그 신발은 아까워서 신지도 못하고 그냥 두고 있습니다. 구제 신발을 아끼려고, 따로 신발을 구입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오늘 또 프로스펙스 구제 신발을 찾아봤는데 마땅한 게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