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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부천FC, K리그 챌린지에서 의외의 기회 잡을 수도

by walk around 2013. 3. 18.

기존 내셔널 리그 출신 선수와  팀의 플레이 스타일이 변하지 않는다면 부천FC 더욱 빛날 것

 

그들은 스타일을 바꾸고 싶겠지만, 그게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 … 시간 걸릴 듯

 

17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FC와 고양HiFC의 경기는 미디어의 주목을 한 눈에 받았습니다. 두 팀 중 안양은 과거 1부리그 팀을 연고이전으로 잃은 도시이기 때문에, FC안양의 창단은 '스토리가 있는 구단'의 등장으로 눈길을 끌었죠.

 

다만, 창단 과정에서 실업축구의 명가 고양KB를 흡수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습니다. 전통이 있고 안정적인 좋은 축구단이 하나 사라지며 생긴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던 두 팀의 경기에는 공식적으로는 3천 명 대, 그러나 현장에 간 사람들의 눈 대중으로는 5천 명이상의 관중이 입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적지 않은 관중입니다.

 

그러나 경기 자체는 재미있는 경기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경기 진행이 느리고 치열한 맛이 없었다고 합니다.

 

느린 진행? 치열한 맛이 없다?

 

그러고보니, 지난 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셔널리그 경기를 몇 번 가면서 느낀 것과 비슷합니다.

 

관련 링크 :
실업축구의 명가 KB국민은행 축구단의 마지막 경기  http://eastman.tistory.com/1075

까칠한 내셔널리그 경기 참관기(고양KB와 울산현대미포조선)   http://eastman.tistory.com/995


제가 본 내셔널 리그는, 심지어 챔피언 결정전도 지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마치 두 팀이 한 번씩 공격하기로 약속한 것 같았습니다. 시급한 상황에서도 상대의 공격권은 보장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 내셔널리그의 터줏대감이었던 FC안양의 주축 선수들과 고양 Hi FC의 선수들이 그런 경기를 했다면 16일 경기는 매우 지루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수원FC과 경기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부천FC1995 선수들에게는 무언가 승리에 대한 열망이 느껴졌습니다. 골을 성공했을 때 모습을 보면 느껴집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 그 자체였습니다. 경기 후 선수들과 팬이 승리의 세레모니를 할 떄 선수들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팬들은 뭐... 미쳐 날뛰고 있었구요.

 

수원FC 역시 동점골을 넣고 선수가 팬에게 뛰어 갔습니다. 그런데 혼자 뛰어 갔습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썰렁했습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친 팬들도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부천같았으면 몇 명 죽었을 텐데... --;

 

내셔널리그에서 올라온 팀들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부천FC는 더 승산이 있습니다. 갑자기 리그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네요.

 

 

 

사실 내셔널리그 팀들은 '안정적인 축구'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선수 은퇴 후에 모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굳이 상위리그로 진출할 생각이 없는 상황도 생기곤 했다고 합니다. 은행이나 공기업 직원이 되는 것이니 매력적인 진로입니다. 불확실한 축구계보다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2부리그는 다릅니다. 부천FC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부천FC는 불완전하지만 꿈과 열망의 집합체입니다. 선수들의 주전 경쟁은 매우 치열하고, 이 팀을 상위리그로 올리거나 아니면 이 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올려서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다수 있는 팀입니다. 그러니 마냥 안정적인 축구를 할 상황이 아닙니다.

 

기회도 좋습니다. 부천FC의 경기에는 에이전트나 스카우터들이 많이 나타날 것입니다. 젊고 용모 단정하고 활기찬 상품성있는 선수들이 부천FC에는 수두룩 합니다. 다른 2부리그 팀에 비해 월등하게 많습니다. 수원FC와 경기에도 여러 명 모습이 보였습니다.(과거 챌린저리그 시절에도 부천FC 출신이 다른 팀에 비해 유독 상위리그나 해외리그에 많이 진출했습니다. 우연일까요?)

 

이런 상황에서 꿈과 열정의 축구를 한다면 오랜 시간 동안 절박하지 않은 축구를 한 팀들에게 큰 어려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만간 분석을 해보겠지만, 고양 Hi FC 경기에서 긴장하지 많고, 첫 경리 승리도 도취해 정신줄을 놓치만 않는다면 엄청난 결과를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뚜껑 열어보니 재미있어 지네요.

 

다른 구단의 기존 내셔널리그 출신 선수들의 중년 아저씨 같은 스타일을 보고 나니 더 해볼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 아래 글은 시즌 중후반(9.17)에 추가했습니다.

 

위 내용은 손 대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 점이 리그를 거듭하며 많이 나타났습니다. 일단 용병이라는 변수입니다. 고양 Hi FC 등이 용병의 분전을 바탕으로 리그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밀리던 광주 FC도 용병이 결정적 역할을 한 후 살아났습니다.

 

내셔널리그 출신 팀들도 의외로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며 '신사 축구'를 버리고 '생존 축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팀웍에 새로 영입한 선수들까지 시너지를 내며 성적으로 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부천FC는 연패를 거듭하며 현재 14경기 무승을 기록 중입니다. 부천FC는 시즌 전 예상한 성적이지만, 그래도 초기 기세에 비해 너무 빨리 무너졌습니다.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