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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2012.10.19. 부천FC 서포터즈 클럽 헤르메스 게시글 "우리는 늘 힘든 길을 걸어왔다"

by walk around 2013. 3. 15.

사람이란 얼마나 간사한 지. 이 글을 쓸 때와 지금은 많은 게 달라졌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차원에서 기록을 해두기 위해 퍼둔다. 밑에는 훗날 복사를 위한 텍스트.

 

 

좋은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군요.


한 편으로는 축구를 이렇게 어렵게 볼 필요가 도대체 있는 것인지 


회의감이 듭니다. 



그리고 이 부천이라는 도시에 신물이 날 정도입니다. 


부천은 정말 저주받은 곳인가요?


그래서 이렇게 좋은 신도시 2개나 끼고도, 일산을 낀 고양이나 분당을 낀 성남에 밀리고,


프로구단 있는 수원에도 밀리고, 이제 안양에도 밀리게 생겼습니다. (인지도 등에서)


부천 2부리그 기사 관련 댓글을 쭉 보았습니다. 


중간중간 부천을 완전 촌구석으로, 공단으로 보는 댓글이 의외로 보였습니다.


하긴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저도 축구보러 부천 오기 전에 그런 동네로 알았습니다.


와서보고 놀랐죠. 이렇게 좋은 도시인데, 홍보가 되지 않았구나..



1년에 15억원.. 큰 돈입니다. 네. 혈세입니다. 


"혈세 15억원을 왜 축구단에 쓰느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예산을 다 통장에 넣어야지요.


도로를 만들 때에도 "왜 혈세로 도로를 만드느냐" 이러지는 않습니다.


그 만큼 편익이 있으니까요..



부천FC에 15억원을 쓰면 첫 해에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어떤 의원 말처럼 5년에 50억대면 정말 큰 돈인데, 그 돈을 쓰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우선 K리그 가입금 30억 면제입니다. 내년이 지나면 이 혜택은 사라집니다. 


스포츠토토 분배금, 입장수익 분배금 등 약 7억원이 매년 들어 옵니다. 



자 그럼, 5년에 50억 쓰면 부천시 밖에서 30억원 + (7억 x 5년 = 35억) = 65억이 들어옵니다. 


쓰는 돈보다 들어오는 가치가 일단 더 큽니다.



그게 끝이 아닙니다. 부천FC는 이미 4개의 현물 스폰서를 확보했습니다.


이 중 한 업체는 1~2억원의 현금 후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용품 후원 계약은 1,2부 통틀어 최고 대우를 약속 받았습니다.


유니폼 동하복, 이동복, 연습복, 겨욱 점퍼 다 공짜로 받기로 했습니다!


"계약서 갖고 와라?" 2부 등록도 안됐는데, 어떤 기업이 사인을 하겠습니까.


일단 2부 등록 안해도 용품 포함 현물은 약정이 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일부 기업과는 2부리그 진출을 조건으로 메인 스폰서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미니멈 5억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부천이 5억이면 싸다"는 게 업계 분위기입니다.



시에서 투자한 것 이상으로 수익이 약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인이 안된 기업체 후원을 제외해도 이미 남는 장사입니다. 



무형의 자산은 더 큽니다. 3부리그 부천 FC의 지자체 홍보효과는 돈으로 따져서 매년 10억대였습니다.


10억 계산 법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여 주세요.


1년 예산 3억 부천FC, 지자체 홍보효과는 얼마?


2억5천 부천FC, 100억 부천SK 육박하는 지자체 홍보효과 


3부리그 부천FC, 부천시 및 후원사에 대한 방송 PPL 효과는 K리그급



그리고 2부리그는 전 경기를 중계합니다. 이를 통한 도시 홍보효과는  막대합니다. 


주말마다 축구단 있는 도시들이 온통 미디어를 도배할 때 부천은 '침묵의 도시'가 될 것입니다.


경기장에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단은 학생들의 자원봉사의 장이 되고 있고,


연령별 유소년 축구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학생 방과 후 학교의 교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게 다 보이지 않는, 계산되지 않는 효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10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말도 안되는 승급 기회를 맞았습니다.


구단이 알아서 번 돈으로 가면 더 좋았겠지만, 기회가 너무 일찍 왔고


이를 놓치면 또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는 데다가 예산을 지원 받아도 그 이상 편익을 


이 도시에 줄 수 있기 때문에 결행을 한 것 아닙니까.


이런 엄청난 일의 첫 발을 오늘 디디는 날이었습니다. 



시에서 예산을 주려면 예산의 근거가 되는 법이 있어야 하는데, 지자체에서는 그 근거로 통상적으로 


'조례'라는 것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조례는 시의회의 여러 위원회 중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일차로 통과 여부를 결정합니다. 


http://council.bucheon.go.kr/main/stcommit/E030010000.asp?MCode=E030010000

 

위 링크가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 줄여서 행복위입니다. 


보도와 현장 출입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분들 중 

 

찬성 : 김인숙 이진연 김문호 한기천

 

반대 : 한혜경 김혜경 김정기 원종태

 

기권 : 경명순

 

즉, 찬성 4, 반대 4, 기권1


찬성과 반대 수가 같으면 부결입니다. 


찬성표에는 민주당, 새누리당, 통합진보가 섞여 있고


반대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반대표에 시장과 같은 당의 민주당이 섞여 있는 것이


다소 충격적입니다. 반대로 찬성에 대국적 안목으로 찬성한 새누리, 통진당의 의원이 있다는 게


눈길을 끕니다.



아무튼 행복위에서는 실패했습니다.



이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음주 화요일 본회의입니다.


여기서 다시 안건을 올려서 의원들이.. 이번에는 행복위가 아닌 전체 의원들이 표결로 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부천시에는 의외로 의원들이 많습니다. 아래 링크입니다. 


http://council.bucheon.go.kr/main/committee/B010010000.asp?MCode=B010010000

 

이제 이 사람 분들에게 모든 게 달려 있습니다. 쉽지 않지요.. 이분들 중 과반수..


부천의 아니 한국의 아니 좀 과장해서 잉글랜드의 자매구단 친구들까지 세계의 눈이


다음 주 이 분들의 결정에 주목할 것입니다. 



이번에 실패하면 부천FC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습니다. 


부천에서 축구는 아니 스포츠는 제가 보기에는 끝입니다. 



부천시가 돈이 없어서, 인구가 없어서 축구단 못하는 것 아닙니다.


서울시, 부산시 다 합쳐도 전국 인구 순위 15위 이내입니다.


지하철 완공되어 재정적으로도 큰 부담 아닙니다. 


15억원이면 에지간한 사거리 도로 포장하는 금액 아닙니까?


그 돈이면 한국 축구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 납니다.


그리고 그 돈이 누구 개인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간부 무급 선언 아니까 일부에서는 간부 월급만큼 빼고 예산 주자는 말도 했다고 하더군요.


예산이 부족한 편이니 알뜰하게 절약해서 선수단 대우하며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그걸 예산을 줄이는 구실로 쓰다니...)



주주의 수가 적다? 시민주 공모 먼저해야 한다?


좋은 지적입니다만, 2부리그 진출 확정 후 투자가 수익이 된다는 게 보여야 공모가 성공할 것입니다.


2부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투자가 아닌 그냥 '기부'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일단 시드머니는 지자체가 깔고, 편익을 추구한 후 공모하는 게 순서가 될 것입니다.




부천구장은 역에서 이제 30초..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구장이 되었습니다.


아.. 이런 도시에 축구단이 없다니요...


지난 5년간 연령별 유소년, 숙소, 홈구장, 연습구장, 프런트 다 갖춰놨는데...


선수 드래프트하고 전지훈련하고 연봉만 하면 끝인데...


드래프트 우선지명권 받아서 유망주 영입해서 데리고 있다가 한명만 제대로 


보내면 이적료가 우리 팀 1년 운영비인데.. 그런데 그런 우수 선수 우선지명권이 거의


10장이 올텐데(2부리그 신규팀 특전).... 이 모든 인프라와 모든 기회와 복을... 


이것을 다 아까워서 어쩐답니까...



2부리그는 우리 모두의 염원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다 배수의 진을 치고 달려 든 것이고, 그런 행보에 다 지지를 보낸 것 아닙니까.


이 모험이 실패하면, 우리의 파란만장한 도전은 여기서 끝입니다. 



오늘 누구와 통화하다 "우리는 늘 힘들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사실 이거 통과해도 또 예산 심의도 넘고 갈 길이 멉니다. 


우리가 3부리그 구단 만들 때 "지치지 말자"는 이야기 많이 했습니다. 


마라톤으로 치면 35키로 정도 온 것 같습니다. 처음 마음 되새기면서 좀 더 유난 떨어 봅시다.


팀이 제주로 갔을 때 생각하면 지금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요즘 헤르메스 게시판 분위기나 참여도는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누가 와보면 이 동네에 지금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 지 의심할 것입니다. 


후회 남기지 맙시다. 트위터나 페북 등 SNS에서도 포털에서도..


시청 사이트에서도 시의회 시의원 블그나 홈페이지에서도 낮익은 이름들을 더 보기를 희망합니다.


제2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되지 않으려면 남은 몇 일 힘을 냅시다. 


헤르메스의 힘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