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sonal/living

강 옆에서 산 옆으로 이사했습니다

by walk around 2010. 7. 2.

개인적으로 유난히 조망을 강조하곤 합니다. 아마 담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담배를 피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있으면 온갖 시름이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담배를 어두침침한 계단이나 화장실에 피는 것은 서글픈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조망이 나름 괜찮은 한강변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캬! 담배 맛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발코니에는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다리는 어디에 떡하니 걸치고 담배를 피면 황제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


일출인데요. 담배맛이 가장 좋은 아침빵은 일출과 함께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가 담배를 끊은 것입니다. --; 담배를 끊고 몇달이 지난 후 돌이켜보니 제가 조망을 즐기며 살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와 가족은 괜찮았는데 종종 들르시는 어머니는 강변이라 도로의 차소리가 크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공기도 그닥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그렇다고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먼지는 좀 많은 편이었습니다. 조망 때문에 희생하는 것이 몇 가지는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생활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에 이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든 이후 지지부진하던 이사계획이 갑자기 부동산 전화 한동에 급물살을 타더니 이사를 가게됐습니다.

관련 게시글 : 이사 준비 중… 믿을만한 포장이사 찾는 묘수 있을까?

이번에 이사를 간 곳은 강 옆이 아니라, 산 옆 입니다. 의도적으로 산을 선택했습니다. 이번 집선택의 기준은 오로지 '공기'와 '환경'이었습니다.



앞 쪽 발코니에서는 오른쪽으로는 아파트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산의 일부가 보입니다. 그냥 거실에서는 산만 보입니다.


확장 공사한 뒷 베란다에서는 오직 산만 보입니다. 산과 아파트의 거리는 한 30미터? 작은 길만 하나 있습니다. 집 안에서 왔다갔다 하면 창 밖으로는 산만 보입니다.

와서 좀 살아보니 날벌레가 많습니다. 모기는 강변이랑 비슷한 것 같고, 아침에 새들이 얼마나 노래를 하는지 시끄러워서 늦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 여름이라 창문 열어놔서 그런 것 같습니다. 먼지는 현저하게 적고, 방향제가 필요없을 정도로 산냄새가 강렬합니다.

강변으로는 전기차가 상용화되면 다시 가볼만할 것 같습니다. 소음도 적고 공기도 맑을 듯. 또 몇년 살다보면 변덕이 도져서 다시 조망 좋은 곳으로 간다고 또 꼼지락 거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써 살던 집이 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