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금융위기를 의도한 것은 지구?

by walk around 2009. 6. 26.


어떤 현상이 특정 주체에 의해 의도된 것이라면 현상을 결과를 통해 현상을 의도한 주체를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결과가 항상 의도한대로 이뤄지지는 않지만 의도했을 법한 가장 유력한 결과를 예측한 후, 이를 바탕으로 현상을 의도한 주체를 추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위 공식에 '금융위기'를 대입해 보자. 금융위기는 누가 의도한 것이까? 의도한 주체를 알기위해 금융위기의 결과를 보자. 부동산 가격 폭락, 주가 폭락, 대량실업…. 이득을 보는 주체가 없어 보인다.

정말 그럴까? 이득을 보는 존재가 있다.

 

금융위기 덕분에 급격한 지구온난화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석유 등 화석연료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었다. 요즘 한국에서 '녹색성장'이 화두이지만, 이는 전세계적인 추세다. 금융위기가 환경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 것이다.

 

SBS의 2008년 12월 9일 보도에 따르면 경제대국 일본은 향후 3년 동안 환경과 물류, 의료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중장기적인 처방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회에 기여했던 대표적인 산업인 자동차산업도 환경 프렌들리를 위해 소매를 걷었다. 지난 2월 개최된 캐나다 국제오토쇼를 감싼 최고 관심사 중 하나는 'Green'이었다.

 

그렇다면 금융위기라는 현상을 통해 나타난 결과는 '환경보호'가 된다. 결국 지구상의 생명체가 이득을 보는 것이다. 지구의 생명체에 이득이 되는 결과를 의도한 주체는 무엇일까?

 

혹시 지구 스스로 '금융위기'를 기획한 것이 아닐까? 지구가 지구의 파명을 막기위해 강력한 경고와 실천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금융위기를 사용한 것은 아닐까?

 

엉뚱한 생각이 아닐 수 없지만, 금융위기의 타이밍이 너무나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7년 5월 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를 온난화의 재앙으로부터 구할 시간이 겨우 8년 남았다고 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도 지난해 9월 "기후변화 문제에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면서 지구온난화 해소를 위해 세계경제를 '저탄소 경제'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의 엉뚱한 생각과 비슷한 이론이 '가이아 이론'이다. 가이아 이론은 처음에는 완전히 엉뚱한 이야기로 취급 당하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후 점차 주목을 받았다. 요즘에는 다시 시들해진 감이 있지만.

 

가이아 이론은 "지구의 모든 생물은 하나의 살아있는 실체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고, 이 실체는 자신이 전반적인 필요에 적합하도록 지구대기권을 조작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 몸의 세포는 떼어내면 하나의 생명이 되고, 몸 속 수 많은 미생물도 그 자체로 생명이지만 이들이 하나로 뭉쳐서 '나'를 이루고 나의 삶을 위해 서로 협조하여 최적화된 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새, 호랑이, 인간, 나무, 상어 등이 다 하나의 생명이지만, 이들이 뭉쳐서 지구라는 거대한 주체를 이루고 지구는 이들을 움직여 지구의 생존을 위한 가장 최적화된 시스템을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이론의 이름으로 삼았다.

 

나의 엉뚱한 생각과 가이아 이론은 큰 차이가 있다. 우선 가이아 이론은 가이아를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위하여 스스로 적당한 물리·화학적 환경을 조상할 수 있도록 피드백 장치나 사이버네틱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거대한 총합체"로 설명하고 있다.

 

난 물리·화학적 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놓은 논리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적극적인 의식이 있다는 점을 더 하고 싶다. 나아가 가이아의 항상성을 위하여 컴퓨터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행위까지 할 수 있다는 무지막지한 가설을 일단 던져보고 싶다.

 

2004년 한국에서 발행된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라는 책의 부제는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이다. 나는 지구가 살아있는 생명에 어울리는 의도를 적극적으로 그리고 극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약간의 강박관념같은 집착 덕분에 뒤늦게 가이아 관련 서적들을 구입해서 읽게 됐다.

 

만약 지구가 자신을 위한 의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존재라면 마음은 편해진다. 지구가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