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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용의자도 홍보(PR)전문가 고용하는 시대

by walk around 2011. 10. 5.

이탈리아 유학 중 그룹섹스를 거부한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를 받은 미국 여성이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피고는 어맨다 녹스. 다른 피고도 있지만 녹스만 집중해서 보겠습니다. 녹스가 살해혐의로 재판이 진행되면서 이상하게도 미국의 매체에는 녹스의 기사가 실리기 시작합니다. 녹스의 부모는 방송에 출연합니다. 유명인사들이 녹스의 구명에 나섭니다.

미국 내에서도 수 많은 살인사건이 있고, 애매한 용의자들이 있습니다. 미국인이 외국에서 재판에 걸려있는 사건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녹스가 이슈의 중심이 됩니다. 심지어 그녀의 청초한 이미지가 부각되고, 아름다운 그녀의 사진이 인터넷을 떠다닙니다.


이런 정교한 녹스의 이미지 메이킹과 그녀를 위한 구명운동에는 그녀의 부모가 고용한 홍보전문가가 연관되어 있습니다. 홍보 전문가는 녹스에게 유리한 여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그녀의 사진첩을 뒤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 탐문을 통해 그녀의 아름다움을 설명할 만한 일화를 발굴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평소 네트워킹되어 있던 프로그램과 유명인사를 동원하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작업은 홍보전문가에게는 일상적인 업무입니다. 그런데 업무분야가 '법정'으로 확대되면서 아주 새로운 일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법적인 문제는 로펌의 변호사에게, 그리고 법정 밖의 문제는 피알펌의 홍보전문가에게 맡기고 상충되는 영역은 협의를 하게 합니다. 이런 말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토탈펌입니다. 고객에게 법, 홍보, 세무, 회계 등의 믹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종종 송사관련 기사를 보면서 언론 앞에 나선 담당 변호사 또는 용의자의 관계자를 보면서 피알마인드없이 대중 앞에 나타나는 바람에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는 경우를 수차례 보았습니다.

미국의 경우, 전쟁하기 전에, FTA하기 전에도 먼저 피알펌이 당사국에 들어가 여러 사전 조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매체플레이를 해서 미국이 일을 처리하기에 편한 상태로 만들어 버립니다. 미국 피알펌은 로비스트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효력이 더욱 막강합니다.

이런 PR, 즉 홍보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바로 이번 녹스의 사례입니다. 사건의 진실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의 결과에 홍보가 엄청난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