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2일. 부천FC 1995와 전남영광FC와의 홈경기. 2011 DAUM 챌리저스리그 시즌 마지막 경기. 여러모로 잔인한 경기였다. 경기의 주변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정리하면..
토요일 오후 2시 경기. 관중이 적게 오는 시간대이다. 의외로 토요일 근무자들이 많기 때문에 오후 2시 경기에 오기 힘든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 경기는 경기 시작 전에만 150명 가까이 표를 구입하는 등 적지 않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팬들이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 이끌려 어려운 걸음을 했다는 뜻이다.
일부 팬 중 사업주들은 스스로 사무실 또는 상점 문을 닫고 경기장을 찾았다. 현재 구단이 진행하는 BFC축구마케팅아카데미 수강생과 친구들도 경기장을 찾았고, 신임 고문변호사와 가족, 그리고 협력업체 대표 등도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에 앉아 있던 관중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했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내 경우도 아이 태권도 승급심사가 있던 날이었다. 아버지가 오지 않은 몇 안되는 아이 중에 하나가 우리 아이였다.
경기를 준비하는 프런트, TF, 인턴들은 오전 10시부터 경기장에서 경기 준비를 했다. 또 프런트와 TF는 마지막 경기를 위해 경기 시나리오를 짜고, 경품을 섭외했다.
경기 열흘 전부터 시장을 비롯한 지역의 인사들을 초대하고 경기 안내를 위한 보고를 위해 프런트가 시의회와 시청을 찾았으며, 일부 TF는 야밤에 보궐선거가 진행 중인 시의원 후보 사무실을 찾아가 인사를 하고 경기 초대를 하기도 했다.
단장과 감독은 경기에 시의원들을 초대하며 시청, 시의회 등을 다니며 구단의 내년 살림을 위해 새벽 2, 3시까지 설명과 설득을 했고, 프런트는 자료를 준비했다. 그리고 경기 중 후반전은 거의 경기 관전을 포기하고 지역 인사들에 대한 구단 홍보에 매달렸다.
서포터는 믿기지 않는 경기 내용 중에도 끝까지 응원했다. 후원사 DAUM은 막대한 경기안내 광고를 제공했다(그림). 경기 전 코치에게 오늘 귀한 분들이 경기장에 많이 온다는 메시지를 전달되기도 했다.
......
참 잔인한 경기였다. 감동이 없는 경기였다. 선수들은 영원히 한 구단에 머물 수 없다. 하지만 있는 동안에는 우리 선수다. 떠날 때는 떠나더라도 함께 있을 때는 함께 가야한다. 친정이 잘 되고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 중요하다는 것쯤은 알 것이라 생각한다.
부천FC는 유소년 구단이 아니다. 선수들은 성인이다. 머무는 동안 아쉬운 점도 있겠으나,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가려야한다. 극소수 때문이지만, 모두 함께 고생한 시즌의 마지막에.. 끝이 좋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다.
올 시즌 서유와 경기 등 극적인 모습을 모습을 보이며 팬과 선수들이 하나되는 행복한 순간도 많았다. 그런 기억에 흠집이 난 것이 정말 아쉽다.
물론 묵묵히 본분을 다한 대다수의 선수들에게는 올 시즌이 고생이 많았다고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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