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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book, movie

인생 헛살았다 - 빙하기와 방사선에 대한 과장

by walk around 2009. 8. 4.


"인생 헛살았다"는 말이 잠시 유행이었다.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사진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후 "이런 것도 몰랐다니, 인생 헛살았다"고 자조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나무가 아닌 풀과 같이 생긴 식물에서 파인애플이 나는 사진이다. 대부분 "파인애플은 나무에서 나는 줄 알았다"며 이제야 진실을 알게된 자신을 원망했다.

요즘 읽는 <가이아>라는 책에는 스스로 "인생 헛살았다"고 되뇌일만한 내용이 많이 있다.

"지난 35억년간 지구 기후가 단 한순간이라도 생물의 생존에 부적당했던 때가 없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중략) 과거의 기후가 오늘날의 기후와 거의 같았으며 다만 빙하기에는 조금 더 추웠고 생명의 탄생 시기에는 조금 더 따뜻했을 뿐"

난 지구의 과거 빙하기는 지구 전체가 꽁꽁 얼어 붙어서 지구 자체가 얼음별로 변했던 시기로 이해하고 있었다.

"빙하기라는 말은 종종 과장된 표현이 되기도 한다. (중략) 빙하기에 영향을 받았던 동식물은 나머지 30%의 지역에 서식했던 종류들에 국한되며 사실상 이 지역은 빙하기가 아닌 오늘날에도 자주 얼어붙는 장소이다."

빙하기라는 거창한 단어의 힘을 쪽 빼는 내용이다. 저자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방사능의 힘도 쪽 빼버린다.

"최초 생물은 오늘날의 환경보호주의자들이 우려하는 수준보다 더 방사능 물질의 농도가 높은 조건에서 탄생되었을 것이다. (중략) 우리는 핵에 대해 엄청난 두려움을 갖고 있는데 이는 상당 부분 과장되어 있다."

물론 이런 내용이 체르노빌의 비극이나 일본 원폭 이후 사건에 대한 공포를 없애주지는 못한다. 저자는 가이아를 설명하면서 "지구의 생존을 위해서 하나의 구성 요소에 불과한 인류는 상당한 피해를 볼 수도 있는" 대국적(?) 관점을 유지하곤 한다. 이런 관점은 나와 가까운 사람의 인생을 중요시하는 관점으로 볼 때는 거의 무의미한 해석같이 보이기도 한다.

어쨌거나 빙하기가 그렇게 짐작처럼 엄청난 시간은 아니었다는 점, 방사선은 자연상태에서도 상당하다는 점 등은 기존 상식을 엎어버린 것들이다. 이런 것도 몰랐다니, 인생 헛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