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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정책(공정거래)

공정위, 대기업집단(재벌) 내부거래 비율 왜 발표했나?

by walk around 2011. 11. 9.

오늘 2011년 11월 9일 오전 11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광고·SI·물류분야 내부거래 실태조사」 관련 브리핑이 진행됐습니다.

브리핑의 내용은 대기업집단 소속 20개 광고·SI·물류업체의 거래내역을 분석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들 분야에서 대기업집단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로 대기업이 부당하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고, 독립기업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광고·SI·물류 분야의 재벌 계열사가 역시 다른 계열사 일을 받아서 하는 비중이 상식적으로 볼 때 너무 높은 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조사에는 포스코처럼 재벌이 아닌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도 조사 대상이었지만, 절대 다수가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즉 재벌의 계열사가 대상이었습니다.


영업을 하신 분은 아실 것입니다. 다른 회사의 일을 따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렇게 힘든 영업을 재벌 계열사는 비교적 쉽게 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류분야 조사대상 기업들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83%(2010년)였습니다. 같은해 광고분야는 69%, SI는 64%입니다.

이런 행위 자체가 법을 위반한 것도 아닌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왜 발표했을까요? 공정위의 이번 발표는 위법 행위는 아니지만, 부정적으로 보이는 내용을 분석해 놓고 우리 사회에 고자질하는 느낌도 줄 수 있는 사안입니다.

공정위와 같은 기관을 경쟁당국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경쟁은 시장에서 기업간 경쟁입니다. 이런 경쟁이 공정하고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경쟁당국의 할 일입니다.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져야 소비자들은 보다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도 경쟁을 해야 기술개발, 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해서 경쟁력을 키우고 나아가 국가경제도 발전합니다.

하지만, 경쟁을 회피하면 소비자들도 기업도 나아가 투자자들도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일례로 이번 공정위 발표 내용 중 소위 '통행세'와 관련된 내용의 경우, 발주회사가 계열사에 일을 주고, 일을 받은 계열사는 다른 중소기업 등에 그대로 일을 주면서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긴 듯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 경우 발주업체에 투자한 투자자는 쓸데없이 수수료를 날린 행위가 고와 보일리 없습니다. 일을 최종적으로 받은 기업도 더 받을 수 있었던 기회를 날릴 수 있습니다.


경쟁당국인 공정위 미션 중에 경쟁주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공장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시장에 정보를 제공하여 규제가 아닌 연론이나 문화로 자연스럽게 경쟁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일도 경쟁주창에 포함이 됩니다.

이번 조사결과 발표도 그 일환입니다.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서 소비자나 투자자들이 "경쟁입찰을 해서 비계열사에게 일을 주면 더 싸고, 높은 퀄리티의 작업이 되지 않을까?", "내부거래가 많아지면 독립 중소기업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되니 불공정한 것 아닐까?", "영업이 얼마나 힘든 건데, 이렇게 일을 받아서 하는 것은 좀 심했다" 이런 여론이 결국 시장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시키는 기본 토양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공정위의 자료는 이런 여론과 문화를 꽃 피우는 씨앗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