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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부천FC의 청주전 대패, 이유가 뭘까?

by walk around 2012. 3. 10.

부천FC 1995가 청주시민구단에 크게 패했다. 구단, 팬, 시민, 선수단이 지난 겨울에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기 때문에 충격이 크다.

부천FC는 지난 천안원정에서 주축 선수가 2명이나 부상해서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여기서 일단 틀이 깨졌다. 수비형 미들 보던 선수가 올라가 있고, 개막전에 빠진 선수가 셰도우에 섰다. 이런 변화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야심차게 시작한 개막전에 비해 확 달라진 모습이었기 때문에 분명 겨울에 의도했던 또는 준비했던 전형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경기력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일주일 전 적어도 체력적인 면은 좋아 보였는데, 청주에서는 몸들이 상당히 무거웠다. 선수들은 겹쳤고, 공을 기다렸으며, 헤딩 경합에 소홀했고, 미들 압박이 부진했고, 크로스와 프리킥은 부정확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멍하니 있는 수비수들이란..

상대의 빠른 부분 전술과 공격수들의 크로스, 세트 플레이에 보는 사람들이 괴로울 정도로 유린 당했다. 결과는 0-4 대참사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경기 후 여기저기 오가며 많이 물어봤다. 혼자 머리로는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내공이 있는 몇몇 팬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다들 의견이 달랐다.

의견1 : 단장과 감독이 영입한 선수들의 기량이 알려졌던 것보다 떨어지는 것 아닌가. 적어도 오늘 경기를 보면 기량이 좋은 선수는 거의 없어 보인다. 만약 이 예측이 맞는다면 정말 큰 일이다.

의견2 : 코칭 스탭의 전술이 부족한 것 아닌가. 상대 공격을 한 두번 당한 후에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경기 내내 비슷하게 당했으며, 공격 패턴이 단조로웠다. 

의견3 : 아직 팀이 리빌딩되는 과정이다. 적어도 전반기는 고생을 할 것 같다. 선수가 대거 바뀌었으니 어쩔 수 없다. 기다려야 한다.

의견4 : 첫 경기 상대인 천안, 오늘 상대인 청주는 모두 매일 훈련하는 팀이다. 주2회 훈련으로는 이제 K3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단적으로 오늘 경기 조직력의 차이가 컷다. 게다가 청주에는 대학시철부터 발을 맞춘 선수들(충북대 출신)이 대거 함께 뛰고 있다.

그리고 동영상을 촬영한 구단 대표는 "전반에는 0-2로 지고 있어도 움직임이 있고 좋았기 때문에 후반을 기대했는데, 후반 시작하자마자 골을 먹고 모두 다리가 풀렸다"고 말했다. 계속 공의 흐름을 따라 촬영을 하기 때문에 대표의 분석은 유의미할 때가 많다.

감독의 부재를 탓 하는 이들도 있었다. 곽경근 감독의 스케줄 조정 결과 올해 2번 일이 겹친다고 했는데, 그중 한 번이 오늘이었다. 정말 단 두 번이기를 바란다.

모든 의견이 일리가 있다. 그러나 당장 어떤 게 옳은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보기에는, 일단 기량은 현재 K3 최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상반기에 시 예산이 반영되고, 선수단에 대한 처우가 실질적으로 대폭 개선되면, 하반기에는 우수 선수의 입단이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다시 선수단 일부 개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새로운 선수들은 대부분 K3는 처음이다. K리그에서, 내셔널에서, 대학 졸업 후 온 선수들이다. 따라서 K3를 만만하게 봤을지 모른다. 하지만, K3 만만치 않다. 특히 부천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K3 팀은 대학이상의 역량을 갖고 있다. 결코 만만한 리그가 아니다.

오늘 경기 수훈갑이 있다면 바로 팬들이다.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것도 팬들이다. 경기 후 끝까지 박수를 친 것도 팬들이다. 오늘 경기는 선수단 입장에서는 팬들에게 정말 못할 짓을 한 것이다. 

선수 중에는 김종만이 단연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