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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집에서 게임만 하는 남편, 꼴도 보기 싫어"

by walk around 2009. 11. 5.

 

 

<2013년 6월 20일 추가>

시간이 지난 후 위 글을 읽어보니 별로 대안이 대안 같지 않은 것 같다. 게임만 하는 남편 때문에 어렵게 검색해서 이 포스트를 찾아온 사람들이 많이 실망할 것 같다. 하지만 역시 단번에 대책을 제시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다.

나도 그간 전문가에게 들은 말을 정리하거나 응용하면..

- 남편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따라서 일률적인 해법은 없다. 일단 설득해서 전문 상담기관을 찾게 만드는 게 좋다. 이게 어쩌면 첫 해법.

- 주먹만 쓰는 게 폭력은 아니다. 게임만 하는 것도 아내와 자녀에 대한 폭력이다. 일반적으로 남편의 첫 폭력이 발생하면 1000% 응징해야 한다(시댁에 문제제기, 경찰에 고발, 별거 등). 물건을 던지면 남편이 던진 것보다 10배 소중한 것을 던져야 앞으로 못 던진다. 게임이라는 폭력을 하면 이 역시 크게 문제를 제기(시댁에 말하거나, 별거 등 크게 문제 확대)해서 질려 버리게 하는 것도 방법.

- 해피 바이러스 전파. 가족 중 한 사람이 극적으로 지속적으로 변하면 그런 변화가 다른 가족에게 전파된다. 엄마가 거실에서 책을 읽으면 아이들이 시키지 않아도 공부를 하는 것. 아빠가 자기 물건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어느새 아내도 따라하는 것. 게임하는 남편은 던져두고, 아이 교육, 살림 등에 최선을 다하면 남편도 변할 것이다. 누가봐도 상당기간 노력했는데, 남편이 변하지 않는다? 그건 이미 남편이 아닌 듯. 같이 살 이유가 없는 상태인 것이다.

 

<기존 포스팅 내용>

지난 97년 6월에 부산여성회 가족상담실이 ‘부부갈등의 예방과 해결책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많은 흥미있는 통계자료가 공개됐다. 약 10년전 자료지만 주변에서 본 것은 자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아내들은 부부싸움의 가장 큰 이유로 '남편의 생활습관'을 꼽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하는 한 여성은 "남편이 집에와서 게임만 하는 남편의 뒤통수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이 이야기도 하고, 청소도 하고, 명절이 다가오면 상의할 것도 있는데 힘든 것은 다 아내에게 미루고 혼자 게임하면 히히덕 거리는 게 그렇게 미울 수 없다는군요.

그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시댁과의 경제적 문제(21%)였다. 시댁과의 문화적인 차이, 생계문제, 아이돌보는 문제 등은 각각 15%정도를 차지했다.

남편들은 많은 차이가 있다. 남편들은 가정주부로서의 역할 문제.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싸움을 하게된다고 한다. 무려 전체 80%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자녀교육 문제는 20%를 차지했고 그 외에는 소수에 머물렀다.

갈등이 싸움으로 번지는 이유는 갈등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비난투’로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 싸움은 갈등의 정점이다. 따라서 싸우고 나서 화해가 뒤따르며 갈등이 해소되는 게 이상적인데요, 싸우면서 언어 폭력 때문에 감정 자극이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다.
 

때로는 아이의 애교가 변화의 발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부인이 먼저 싸움을 걸고 고성이 오가다가 남편이 폭발해 버리면 아내는 무서워서 조용히 대응하죠.”

“남편과 같이 있을 때는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말 한마디 없이 텔레비전만 보고 있지요. 그래서 터뜨립니다. 남편은 자기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고 문제가 있으면 들어줄테니 할 말 있으면 해보라는 식의 반응을 보입니다.”

“쌓였다가 내가 한 번 잔소리하게 되고 이걸 시작으로 싸움으로 발전합니다. 폭언, 욕설까지 듣습니다. 나도 화가 나서 남편 자존심을 상하게도 하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아내가 일방적으로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결국 남편의 무반응으로 끝이납니다.”

싸움이 잦으면 대책이 필요하다. 싸움이 싸움으로 끝날 경우 갈등은 계속 남게되고 언제나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결국 우리는 안된다”는 비관에 빠질 위험도 있다.

당시 부산여성회는 "왜 갈등이나 대립, 차이가 생기는지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면 서로 이해하고 입장차이를 좁힐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갈등의 내용이 사회적인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과 개별적인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을 구분해서 부부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다소 어려운 대책을 내놨다.

어려운 대책은 계속된다.

“부부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정대립을 자제하고 대화를 통해서 의견을 절충해서 합의를 내야 한다. 서로 대화를 통해 위로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부부갈등은 해결될 수 없다. 목적의식적으로 갈등 표출의 형태를 바꾸고 해결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불행한 결혼 생활을 계속하던지 아니면 이혼이라는 극단적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좌절할 내용 같다.

개인적으로는 사심없는 주변 인물의 도움을 얻거나, 전문 상담기관의 도음을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상담기관 중에 사이비가 많다는 게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상담기관을 잘만 선택하면 정말 많은 것들이 해결될 것 같다. 나도 경험이 있는데, 그때마다 상담은 전문 영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각자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게 자연스러운 세상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