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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football itself

축구 광신도(fanatics)

by walk around 2024. 10. 21.

작성 중인 글이지만, 진행 중인 글 자체로도 정보가 되는 듯하여 공개한다..

 

언젠가 <Fanatics!>라는 책을 구입했다. 축구와 축구팬의 역사를 자세히 알고 싶었다. 해외 논문을 검색하고, AI를 활용할 수 있는 요즘이라면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어렵게 직구로 구입해서 실문이 손에 잡혔기 때문에 왠지 이 책을 다 공부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다양한 저자들이 참여했고, Adam Brown이라는 사람이 대표 저자이다. Adam Brown은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맨체스터 대중문화 연구소 연구원이다. 아주 옛날 이력이니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문화 산업, 특히 축구와 음악에 대해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글을 썼다. 그는 축구 서포터 협회의 국가 위원회 위원이며, 영국 정부의 축구 태스크포스 위원이라고 한다. 축구 서포터 협회의 국가 위원? 이런 자리도 있나 싶다. 평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으로서 홈과 원정을 모두 다니며 팀을 응원하고 있다고 책에서는 소개되고 있다.

 

 

이렇게 예쁜 책인데 난 아래 사진과 같은 그냥 검정표지의 복사용지로 된 책이다. 뭐야... (내용은 같다)

 

 

 

출판사 서문으로 시작한다. 첫 문장부터 살펴볼 내용이 많다.

 

"축구는 그 어느 때보다 인기가 높아졌고, 그 서포터들의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는 'Three Lions'와 'Fantasy Football'에 반영된 대중적인 '뉴 래드(New Lad)' 문화에서부터, 스코틀랜드의 '타탄 아미(Tartan Army)'의 카니발적인 축제와 정치적으로 고도로 조직된 이탈리아 울트라스까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유럽 전역의 팬덤을 아우르며, <Fanatics!>는 축구에서의 권력, 그리고 국가적, 지역적, 인종적 정체성에 관한 질문들을 다룬다."

 

여기서 <Three Lions>는 1996년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축구 응원가이다. 이 노래는 코미디 듀오 데이빗 배디엘(David Baddiel)과 프랭크 스키너(Frank Skinner)가 작사하고, 밴드 라이트닝 시드스(The Lightning Seeds)가 작곡 및 연주한 곡으로, 1996년 UEFA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유로 96) 당시 잉글랜드의 공식 응원가로 발표되었다.

 

'Three Lions'는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의 엠블럼에 있는 세 마리 사자를 가리키며, 잉글랜드 팬들의 오랜 염원인 월드컵 우승을 향한 희망과 좌절을 담고 있다. "It's coming home"이라는 가사는 잉글랜드 축구 팬들 사이에서 상징적인 문구가 되어, 잉글랜드의 축구 전통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어, 특히 월드컵이나 유럽 선수권 대회 등 주요 국제 대회 때마다 잉글랜드 팬들 사이에서 널리 불리고 있다.

 

그리고 'Fantasy Football'은 영국에서 1990년대에 방영된 인기 TV 프로그램으로, 축구 코미디 듀오 데이빗 배디엘(David Baddiel)과 프랭크 스키너(Frank Skinner)가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축구 경기를 바탕으로 가상의 축구 리그를 만들고, 팬들이 선수들을 선택해 자신의 팀을 구성하는 판타지 풋볼 개념을 바탕으로 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BBC에서 방영되었고, 유로 96과 월드컵 98 기간 동안 ITV에서 다시 방영되었습니다.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축구와 관련된 유머, 분석, 인터뷰, 그리고 유명 인사나 축구 팬들과의 토크가 포함되었으며,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응원과 비판이 유머러스하게 다뤄졌다. 축구 문화를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특히 <Three Lions> 응원가의 인기를 더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또 'New Lad'는 1990년대 영국에서 등장한 남성 문화를 가리키는 용어로, 전통적인 남성성을 강조하며 유머, 스포츠, 음주, 여성에 대한 성적 관심 등을 중시하는 대중적인 문화 흐름을 나타냅니다. 이 문화는 주로 스포츠 매체와 남성 잡지, TV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화되었으며, 남성다움에 대한 반응으로 자유롭고 거침없는 태도를 특징으로 한다.

 

기존의 'New Man' 이미지, 즉 감성적이고 평등한 남성상을 거부하고, 남성 본연의 거친 모습을 강조하는데, 이런 점에서 'Three Lions'와 같은 축구 관련 콘텐츠나 'Fantasy Football'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유사한 이미지가 반영됐다.

 

'Lad'라는 용어는 영어에서 '소년'이나 '젊은 남자'를 의미하는 단어로, 주로 친근하고 비격식적인 상황에서 사용된다. 'New Lad'라는 표현에서 'lad'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강조하며, 유머와 쾌락을 중시하는 남성 문화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 축구의 인기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학자, 연구자, 언론인, 평론가 등 소위 축구에 기여하고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은 축구가 여전히 '대중의 게임'인지, 아니면 이제는 클럽 소유주와 이사들인 '그레이 슈트(Grey Suits)에 의해 완전히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레이 슈트'는 클럽의 주식 상장을 감독하고 상업주의를 참여보다 우선시한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은 팬들이 축구를 민주화하려는 노력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지 묻고, FIFA와 UEFA가 세계 축구의 통제권을 둘러싼 투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관심을 갖기도 한다."

 

" <Fanatics!>는 축구에서 인종차별과 극단적 민족주의 문화에 대해 탐구하며, 영국 미디어의 유로96 보도에서 나타난 외국인 혐오, 에릭 칸토나의 악마화, 그리고 스코틀랜드에서의 반아시아 인종차별을 다룬다. 저자들은 덴마크 축구에서의 ‘패스트 페인터스’에서부터 이탈리아의 불안한 쿠르바, 그리고 전 세계를 돌며 아일랜드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아일랜드 축구 디아스포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또한 스포츠 보도에서의 국가 정체성에 대한 미디어 표현을 논의하고, 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칸디나비아에서 팬들 사이에서 국가, 종교, 클럽 정체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축구와 특히 팬들을 규제하는 법률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고, ‘경기를 본다’는 것이 축구장을 가는 것보다 TV를 켜는 것을 더 의미하게 되는 시점에서 팬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한다."

 

중략(FIFA의 역사를 장황하게 설명)

88페이지

 

5. THE ULTRÀS, RACISM AND FOOTBALL CULTURE IN ITALY로 넘어감.

 

" 이탈리아 경기장에서의 인종차별 문제에 직면한다는 것은 곡선 지지(또는 울트라 지지, 전통적으로 경기장 끝인 Curva에 위치한 지지)를 살펴보는 것을 의미하며, 인종차별과 우익 극단주의가 확산된 역학을 이해하고 현재 이 현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입 전략을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탈리아 축구 팬의 인종차별 문제 등 여러 이슈를 언급하기 전에  이탈리아 울트라스는 축구 경기장에서 골대 뒤 경기장 끝에 위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어 울트라(ultrà)는 흔히 영어로 '훌리건'(hooligan)으로 번역되며, 이는 많은 이탈리아 기자와 외국 관찰자들이 선호하는 관례이다. 두 용어의 의미를 비교해 보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훌리건'이라는 용어는 1800년대 후반 영국에서 활동했던 공격성으로 유명한 갱단의 이름에서 유래하여, 이 용어는 이 지지자들을 직접적으로 폭력배로 묘사한다. 반면에, 울트라(ultrà)라는 용어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며 정치적 배경에서 직접적으로 비롯되었다. 이는 프랑스 왕을 지지하던 세력이나 1968년 이후의 좌파 집단을 지칭하며 정치적 극단주의 범주와 연결된다. 단순히 의미상의 차이가 아닌 이러한 차이는 이탈리아에서 울트라 지지의 역사를 논의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출발점이 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울트라스'는 정치적인 극단주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울트라스=좌파"라는 시각이 있는데, 본 책에서처럼 '프랑스 왕을 지지하는 세력'과도 연결이 된다면 이는 우파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우파는 왕정에 찬성한다. 프랑스 혁명기에도 그랬다. 단, 한국 서포터즈들이 선호(?)하는 이탈리아 울트라는 좌파 성향인 경우가 더 많다.

 

"영국 축구 훌리건 문화는 유럽 전역에서 젊은이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더 공격적으로 지지를 표현하는 집단 형성에 기여했다. 그러나 각국의 상황에 따라 이 현상은 고유한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요소와 상호작용하여 영국 모델을 받아들이는 시기와 성격에 차이를 낳았다."

 

잉글랜드의 훌리건 문화는 다른 나라 축구 팬 그룹 중 과격한 그룹에 일정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울트라 현상은 원래의 영국 모델과 비교하여 상당한 자율성을 보여주었으며,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다른 유럽 국가들, 특히 스페인, 그리스, 구 유고슬라비아 공화국, 남부 프랑스 및 일부 발트 국가들과 같은 지중해 국가들에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울트라 집단의 탄생은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특이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70년대 말까지 이탈리아 사회는 특별한 특징을 보였는데, 정치적 갈등이 모든 사회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따라서 공적 생활, 스포츠, 문화 행사들까지 정치적 의미를 부여받았으며, 이는 성직자와 보수적인 세계관(일부 경우 거의 친파시즘으로 여겨질 수 있음)과 공산주의 좌파와의 대립에서 비롯되었다. 이 정치적 갈등은 축구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났는데, 팀의 지지자들의 사회적 지위와 지역에 따른 정치적 성향에 차이가 나타날 정도였다. 밀란에서는 AC 밀란이 노동자 계층(특히 철도 노동자들)을 대표하며 좌파 성향으로 여겨졌고, 인테르나치오날레는 밀라노와 그 교외의 중산층을 대표하며 보수적인 성향에 가까운 것으로 간주되었다. 더 나아가, 한 지역의 지배적인 정치 성향은 주요 팀들에 자동으로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공산주의 성향이 강했던 에밀리아에서는 볼로냐 팀이 좌파 지지자들을 당연히 보유했고, 보수적인 베네토에서는 베로나 팀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이었다."

 

AC밀란 서포터가 우파이고, 인터밀란이 좌파로 알고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AC밀란은 순혈주의이고, 인터내셔널은 선수단 구성 등에 문호가 개발된 리버럴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인터넷에 떠도는 글에서 그렇게 읽었다. 그런데 아니다. AC밀란 서포터가 좌파이고, 인터밀란이 우파였다. AC밀란의 대표적인 서포터 그룹은 쿠르바 수드 밀라노(Curva Sud Milano), 인터밀란의 대표적인 서포터 그룹은 쿠르바 노르드 밀라노(Curva Nord Milano)인데, 수드는 남쪽 골대 뒤에, 노르드는 북쪽 골대 뒤에 자리잡는다. 둘 다 스스로 울트라스로 칭한다. 여기서도 '울트라스'라는 용어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사용한다. 노동조합 등 좌파가 울트라스와 동기해서 설명한 많은 인터넷 게시물은 사실과 다르다.

 

" 이 일반적인 규칙은 1960년대 초반에 팀 매니저들이 조직한 최초의 서포터즈 그룹들에도 적용되었다. 이들은 티켓 판매, 응원 조직, 원정 경기 이동을 관리하기 위해 조직되었다. 예를 들어, 인터 밀란의 여러 서포터즈 클럽들은 이탈리아 사회운동의 대표이자 팀 매니저였던 세르벨로에 의해 조직되었고, 보수적인 사상과 가까워 인터 밀란의 첫 울트라 그룹인 ‘보이즈’가 이탈리아 사회운동에 속한 젊은 서포터 그룹에서 분리되어 형성되었다. 반면, 토리노 서포터즈 클럽들 중 일부는 좌익 성향을 숨기지 않았으며, 정치적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거는가 하면 종종 파시스트 집회를 만나면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팀 매니저'가 서포터즈 클럽에 관여 했다는 점이다. 서포터즈가 티켓판매, 응원조직, 원정 편의성 등을 위한 조직이라는 점도 재미있다. 적어도 이탈리아의 초기 서포터즈 중에는 구단과 또는 구단 관계자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계속.. (89페이지 마지막 단락 볼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