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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년전 방송된 드라마 촬영지 찾는 일본인들, 그런데…

by walk around 2010. 1. 12.

외국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드라마 촬영지

송승헌과 송혜교가 출연한 <가을동화>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KBS2 TV에서 2000년 9월 방송을 시작해 같은해 11월 종영했습니다.

이 드라마 촬영지는 전국에 산재해 있지만, 그중에 속초 청호동의 갯배선착장이 유명세를 탔습니다.저는 2007년 10월에 갯배를 타러 우연히 갔습니다. <가을동화>를 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촬영지를 찾아갈 일도 없었습니다.

해상도 떨어지는 안내 간판. 확인한 것만 지난해 7월에도 같은 간판이었습니다. 흐릿하고 구깃구깃한 것이 급하게 만든 대학축제 안내판 수준 같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지라고 하니까 명소를 온 것처럼 즐거웠습니다. 갯배는 무동력선으로 청초호라는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좁을 입구 양안에 묶인 줄을 잡고 건너게 되어 있습니다.

갯배를 다고 건너편 해변에 갔습니다. 바다를 보고 있는데, 잠시 후에 대형 버스가 왔습니다. 그리고는 30~40명의 일본인 관광객을 쏟아냈습니다. 이들은 해변에서 사진을 찍고, 갯배를 타고, 구멍가게에서 뭘 사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송승헌 사진을 보니 원로 배우 신성일씨가 생각이 납니다. 위쪽 사진도 흐립니다. 대부분의 간판 안내판이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이 비교적 외진 곳에 온 것을 보고 그 지역을 다시 자세히 둘러봤습니다. 둘러볼 수록 이런 볼 것 없는 곳을 온 일본인들이 불쌍했습니다. 해변에는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 건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안내판도 색이 바래서 볼품이 없었습니다. 동남아의 후진 관광지도 이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진은 해상도가 낮아서 잘생긴 배우들의 얼굴을 망쳐놨고, 안내 책자꽃이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습니다. 여기저기 무질서한 현수막, 갯배 선착장 주위에서 들었던 거친 소리도 반갑지 않았습니다.

많이 웃었습니다. 정말 그런 겁니까? 분단의 아픔을 자전거로 풀 수 있는 건가요? 심한 비약. 외국인이 해석을 한다면 --; 아직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잠시 후 일본인들은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들렀다가 지저분해서 그냥 나온 그 식당이었습니다. --;

제가 그곳을 방문한 일본인이라면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새삼 2007년의 경험을 포스팅하는 이유는 최근 그곳을 다녀온 지인이 현지의 불친절, 60년대를 연상시키는 듯한 흐릿한 간판, 지저분하고 해상도 떨어지는 안내판 등을 보고, 현장을 찾은 일본인들 보기 민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안내 책자 꽃이는 왜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안습입니다.
지금은 없어졌기를 바랍니다.

실제 '갯배'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니 최근 현장을 다녀오신 분들의 포스팅이 2007년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무려 10년전 드라마를 보고 아직도 현장을 찾는 외국인이 있다면 당연히 신경을 쓸 일이고, 그게 단순히 예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한류를 통해 궁긍적으로 노리는 문화전파 + 경제적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닐까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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