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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혼남 "재혼녀 좋아", 과거 태아 성감별 영향 "신부감 부족"

by walk around 2009. 11. 11.

제 주위에는 아직 이런 커플은 없습니다만, 최근 초혼남-재혼녀 커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트렌트는 이미 10년전부터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98년 발표한 여성관련 통계자료 중 70년에 조사된 재혼에 관한 추세를 살펴보면 재혼 남자와 초혼 여자는 48.2%, 초혼 남자와 재혼 여자는 10.6%, 재혼 남자와 재혼 여자는 41.2%였습니다.

96년에 들어서는 재혼 남자와 초혼 여자 26.9%, 초혼 남자와 재혼 여자 26%, 재혼 남자와 재혼 여자 47.1%로 변화했습니다. 재혼 하는 남자에게 시집가는 초혼의 여성은 줄어든 반면 오히려 재혼하는 여성에게 장가가는 남성은 늘어난 것이죠.

최근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 한 해 자사 재혼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재혼 간 결혼 비율은 전년 대비 7.06% 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여 재혼과 남 초혼의 결합이 남 재혼과 여 초혼 커플보다 4.08%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이혼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유난히 무거운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혼은 절대 안된다"는 주의이지만, 이미 이혼을 했다면 그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통계결과는 그냥 봐줄만한 것 같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98년 발표한 여성관련 통계자료를 좀 더 살펴보면, 당시에는 아직도 출생성비가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태아감별 금지’라는 법조항이 있지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90년도 말띠 해에는 남자 아이 116.5명에 여자아이가 100명 태어나 가장 높은 성비 불균형을 보여줬습니다.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라는 속설이 성비로 나타난 것입니다.

90년 이후 성비는 92년 원숭이띠 해에 올라간 것을 제외하고 꾸준히 줄었습니다. 96년도에는 남자 111.7명에 여자 100명이 태어났습니다. 참고로 자연 상태에서는 남자 105,106명에 여자 100명이 태어난다고 합니다.

남녀 출생성비는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호남, 경인, 강원지역의 출생성비는 전국 평균보다 낮고 영남, 충청지역의 출생성비는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96년 경남에서는 남자 117.4명에 여자 100명이 태어났고, 경북와 대구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통계는 지금은 의미가 없습니다. 2007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출생성비는 정상을 되찾았습니다. 딸을 원하는 부부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19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에 자행된 태아 성감별의 영향으로 당시 태어난 남자들이 결혼할 여자를 찾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성비 불균형이 2000년대 초반 다시 나타나면서 신붓감이 한해 30만 명 이상 모자라는 총각정체 현상이 2025년부터 9년 동안 찾아올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중국의 경우 남아선호사상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요, 2009년 한국 통계청의 국가별 출생 성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출생 성비는 120.5로, 조사대상 73개국 중에서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