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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짝퉁 소녀시대, 짝퉁 원더걸스의 등장을 완전 환영한다

by walk around 2010. 1. 11.

중국의 짝퉁 소녀시대 '아이돌걸스'

중국과 동남아에 한국 아이돌그룹 짝퉁이 맹활약(?)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 언론이 이 소식을 전하고, 네티즌들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련 기사와 동영상에 대한 반응 중에는 이들을 경멸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춰라. 춤도 못추는 것들이."

"개념 말아먹은 것들아. 저거에 열광하는 애들도 참…"

"진짜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키울 가수 능력이 없냐? 장난쳐 지금?"

이런 반응이 많습니다. 중국의 짝퉁 소녀시대에 대해서도 그렇고, 동남아의 짝퉁 원더걸스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짝퉁 슈퍼주니어, 짝퉁 동방신기, 짝퉁 2NE1, 짝퉁 빅뱅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캄보디아 짝퉁 원더걸스. 이 사례는 가사를 자신들의 언어로 개사를 해서 문화 전파력이 좀 낮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하긴 우리도 일본노래나 미영 팝송을 개사해서 불렀고, 그 자체로도 문화흡수의 효과는 어느정도 있었죠.

저는 '짝퉁'들에 대해서 관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이들을 무시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박수도 칠 준비를 해야합니다. 짝퉁에게도, 또 짝퉁에 열광하는 팬들을 무시하거나 경멸하지 말고 적어도 그대로 즐기도록 두어야 합니다. 심각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워야겠지만…

인터넷에서 외국의 짝퉁 아이돌그룹을 보는 순간 정말 놀랐습니다. 일부 짝퉁들은 아예 한국 아이돌버전 노래를 그냥 틀어놓고 춤만 추거나, 아예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는데, 아예 한국어로 노래를 통째로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한국 노래를 즐기면서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게될지는 뻔 합니다. 제가 중학교 다닐 때, 각 반마다 일본 가수나 애니메이션에 빠진 친구들이 꼭 몇명씩 있었습니다. 이들은 일본어 노래를 부르고, 세운상가에서 구입한 빽판 애니 비디오를 봤습니다.

나중에는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일본 애니 상영회(?)를 자신의 집에서 개최하면서 일본어를 모르는 친구들을 위해 통역을 해줄 정도가 되더군요. 일본문화의 전도사가 된 셈인데, 이런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넘어 일본 제품 소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마 이전에는 팝송을 따라 부르던 사람들이 미국과 영국에 대한 어렴풋한 동경을 키운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런지. 이들은 컨트리나 재즈를 들으며 가보지도 못한 미국에 대한 향수를 느낄 지경입니다. 예전에 팝을 좋아했던 저도 컨트리를 들으면 어린시절이 떠오르는 언발란스한 상황을 자주 느낍니다.

문화의 힘이 무섭다는 것을 느낍니다. 인구 5천에 불과한 우리 민족이 문화를 통해 10억 중국인을 넘어 동남아, 나아가 백인문화권에도 우리말과 음악을 전파하는 마당입니다.

짝퉁과 짝퉁 추종자들의 등장은 환영할 일입니다. 우리 대중음악을 통해 우리 상품, 우리 언어, 우리 문화를 이식할 최대의 기회입니다. 요즘 연예 종사자와 연예인들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짝퉁 아이돌그룹은 한국 문화의 전령입니다. 더 많은 짝퉁들이 나타나 한국어로 노래하고, 한국 가수의 춤을 추고, 한국을 동경하여 한국 제품을 소비해야 합니다. 이런 관심은 사랑으로 번지고 결국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실제 "독도는 욘사마의 나라의 것"이라는 일본인들이 생기는 마당입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백범일지>의 김구선생님의 이 발언은, 돌이켜보면 세계화를 꿈꾼다고 의심되는 서양의 프리메이슨 등 비밀결사들이 울고갈 한민족의 문화적 세계통합 비전입니다.

(이상 2010.1월 작성)

최근에는 대만에 super7(슈퍼7)이라는 걸그룹이 등장해 다시 짝퉁 소녀시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의상과 안무가 유사하다는 것인데요. 일단 여성 7명이라는 그룹형 구성이 짝퉁의 근거는 될 수 없겠죠. 비디오를 보니 딱히 이를 두고 소녀시대 짜퉁이라고 하기에는 비약이 아닐까.

그냥 그들 자체로 두고 보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 2011.10.21.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