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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living

태풍 곤파스 덕분에 출근길은 엉망, 평소보다 2배 걸렸네

by walk around 2010. 9. 2.

사실 이런 난리통에 무사히 출근한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태풍 곤파스 덕분에 밤새 세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정전이 되었고, 수도물은 세수하는 중간에 멈줬습니다. 그냥 옷만 입고 나왔습니다. 그 와중에도 간만에 아침밥은 왕창 먹었습니다. 시작부터 낯설었습니다.


주차장에 내려가니 어두컴컴했습니다. 그나마 입구 쪽은 햇빛이 들어오는데,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완전 암흑입니다. 어제 늦게 와서 구석진 곳에 겨우 주차했기 때문에 차까지 가려니 막막했습니다.


그때 생각난 것이 휴대폰의 플래시 기능. 야… 이 기능을 이렇게 써먹네요. 주로 밤에 화장실 갈 때 쓰던 기능인데, 오늘은 눈물나게 고마운 기능이었습니다. 세상이 다 환합니다. ㅋ



슬슬 나왔습니다. 도로변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치열했던 시간을 보여줍니다. 하긴 저 나뭇잎들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늘어져 있었으니까. 전 아무것도 모르고 잘 잤습니다.



현수막이 찢어졌군요. 이런 장면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올림픽대로에 진입. 도로변이 잔가지로 어수선합니다. 저걸 언제 다 치우죠? 지나가는 차 중에는 이런 잔가지를 흠뻑 뒤집어쓴 차도 많았습니다. 나무 밑에 주차하신 듯.



노들길 쪽 가로수가 하나 쓰러져 있군요.



이런 또 하나.



다시 하나. 이번엔 나무와 동반으로. --;



표지판도 힘 없이 쓰러졌습니다. 바람의 위력이 대강 짐작이 됩니다.



염창램프에서 이수교차로까지 이렇게 쓰러진 나무는 대략 서너개. 하지만 치우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피해지역이 많아서 일손이 부족하겠죠. 아 나무는 이른 아침에 라디오에서 "쓰러져 있다"고 소개한 나무입니다. 한두시간이 흐른 후에도 손길없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장소는 아침에 교통량이 집중되는 올림픽대로입니다. 이 도시가 누군가에 의해 케어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아침이었습니다.

지금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새벽에 나간 집 전기도 아직도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온난화로 기상난동이 심해질 텐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