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중국기자의 무례한 질문에 자리 박찬 허재 감독 … 난 이제 허재의 팬이다

by walk around 2011. 9. 27.



2011.9.24. 한국과 중국의 농구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기자의 무례한 질문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동영상을 봤다.

"경기전 중국 국가 연주 때 한국 선수들은 왜 움직였는가"라는 질문에 허재 감독은 "뭔 소리야, 말같지도 않은 소리야. 짜증나게"라고 말하고는 자리를 떳다. 중국 기자들 사이에서 '우'하는 야유가 터졌고, 한 중국 기자는 "Go back home"이라고 외쳤다.

중국기자의 무례함을 보여주는 상황인데, 난 이 장면에서 허재 감독이 "C..X"이라고 아주 찰지게 욕을 내뱉은 것이 그렇게 속이 후련할 수 없었다. 중국인들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할말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좋았다. 그 장면에 오히려 웃음이 나왔고, "남자라면 이 정도는 먹여주고 와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기자들의 행동은 기자라기 보다는 동네 어설픈 농구팬의 십원짜리 질문에 가까웠다. 엄청난 인구에게 영향을 주는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수준이 저 정도라면,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사실 허재 감독이 단 한마디에 열 받은 것도 아니다. 중국기자들은 취재라기 보다는 기자회견 내내 깐죽거렸다. 기자 회견에 선수 대표로 참가한 오세근에게 "7번를 왜 팔꿈치로 가격했나?"라고 물었고, 허재 감독에게는 "당신은 유명한 3점슈터였는데 왜 한국 선수들은 단 5% 밖에 성공하지 못했느냐"라고 물었다. 조롱에 가까웠다.

이런 잇따른 무례한 질문에 대해 오세근은 "경기 과정의 일부", 허 감독은 "중국이 잘 했다"고 무난하게 넘겼으나, 국수주의적인 질문에 화를 낸 것이다.

허재 감독의 행동에 대해 잘 했다 못했다 논란은 어설픈 이성주의라고 생각한다. 중국기자들이 상식이하의 발언을 했고, 거기에 대해 허재 감독은 기분이 나빴으며, 그 기분을 표현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저 "허재 잘 했다. 뭐냐 중국애들..."이라는 '내 식구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항에서 허재 감독은 "감독으로서 더 참아야 했지만 개인이 아니라 한국을 무시해 너무나 화가 났다. 계속해서 한국에 대해 비아냥거렸고 조롱했다. 그들의 수준도 이번에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역시 제대로 맞는 말이다.
 
대체로 중국은 강하게 나가면 숙이고, 약하게 나가면 올라타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베이징 올림픽 때 선수입장에서 중국 관중들은 영국, 프랑스 등 전통의 강국이 입장할 때 우뢰와 같은 환호를 질렀다. 개막식 후 "중국인은 강대국을 좋아해"라는 기사가 나왔을 정도다.

지금 중국은 강하다.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다. 앞으로 그들이 더 강해졌을 때 어떤 스탠스를 보일 것인지. 이번 기자회견을 보고 느꼈다. 그들은 "우리가 강해졌으니 이제 대우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오죽하면 미국 등과 친선경기에서도 맞짱을 뜨면서 존재감을 확인하려할까.

그렇다고 고개를 숙이면 곤란하다. 슬쩍 슬쩍 간을 볼 때, 우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그런 우리 스타일을 학습시켜줘야 한다.

나는 축빠다. 그중에서도 오직 부천FC 1995만 사랑한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허재의 팬이기도 하다.

잘 했다. 허재. 아오.. 한마디 더 하지 그랬나..

"뭐야! C..X.. 이런 걸 질문이라고 찌질한 새끼들. 중국은 기자 뽑을 때 시험 안보나? 이러다 나중에 중국 국가부르라고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