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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book, movie

<중용-인간의 맛> 생각보다 어려운 내용, 하지만 영감을 준 책

by walk around 2012. 2. 15.

中庸. 어릴 때부터 몇번 시도해본 책이다. 하지만 성공한 적은 없다. 어릴 때 산 책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다 커서 우연히 알게된 도올 김용옥 선생의 '중용-인간의 맛'. 단순한 주해서는 아닐 것 같고, 좀 더 편하데 중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집어들었다. 베스트셀러이고 남들도 읽는다 하니...ㅋ

기대와 달리 책은 어려웠다. 요즘에 읽은 책 중 가장 난해한 편이었다. 나중에는 책 한권을 완독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읽었다. ㅠ.ㅠ

하지만, 이 책에서 아주 중요한 몇 가지 정보와 영감을 얻었다. 일단 중용이라는 것이 '편하게 중간을 하는' 게 아니라는 점. 기계적인 중립은 아니라는 말이 와 닿았다. 개인적으로 단지 중용이라는 것이 기계적 중립이나 중간을 타는 것이라면 뭐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책에 따르면 공자는 "군자의 중용은 時中이고, 소인의 중용은 無忌憚이다"고 했다한다. 이를 저자는 "중은 時와 함께 발현되는 것"이라 했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리고 단편적이나나 인상 깊은 구절은 "천재일수록 보통 교육을 시켜야한다"는 지적. 그리고 이에따른 설명. 좋았다.

忠에 대한 해석. 글자 그대로 중심이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느낌.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베풀라"는 기독교 문구에 대한 해석에서는 빵 터졌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남이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가 보편적이라는 해석. ㅎㅎ 재미있다.

책을 읽으며 어설픈 나만의 해석을 해보았다. 다른 이가 유사한 생각을 이미 했을지 모르겠지만.. 中庸의 中은 혹시.. 대중(大衆)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또는 철자를 따라 시중(市中)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즉, 中을 무리의 한가운데에서 널리 대중을 이롭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중용의 덕은 결국 백성을 위하는 것이 아닐까. 이 경우에도 타이밍은 역시 중요하다.

중용이 단지 중간을 가거나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는 저자의 해석은 중용에 대한 상상의 폭을 넓혀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중용을 거의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대입해 내용을 보니 대략 맞아 떨어지는 것도 같았다.

책은 전체적으로 여려웠지만, 많은 상상을 하게 해줬다. 아, 책에 나오는 도올이 기른다는 닭, '봉혜'가 살아가는 내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 내용 자체로도 book in book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