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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book, movie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 마지막 공연①…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네

by walk around 2012. 3. 12.

많이 늦은 기록입니다. 공연은 잘 보고 왔지만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너무 쓸 것이 많아도 쓰는 데 겁이 납니다.

헤비메틀 공연에 가는 발걸음이 아니었습니다. 추억을 찾아, 기억을 찾아 가는 발걸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운상가에서 백판으로 접한 주다스 프리스트는 설레임 그 자체였습니다. 카세트 테이프로 산 Ram It Down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했습니다.

친구가 녹음해준 그들의 라이브는 가고 싶은 다른 세계였습니다.

최근 수년간은 그들을 굳이 생각하지 않았고, 생각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마지막 세계투어"라는 타이틀의 공연 광고를 보니 가슴이 먹먹하면서, 그들과 정식으로 작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프닝 공연이 있었습니다. 디아블로, 크래쉬, 임재범. 오프닝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 동영상을 봐야할 것 같습니다. 공연 초반. 보컬 롭 할포드(Rob Halford)는 공연의 컨셉을 제안합니다. 자신들의 역사를 앨범별로 하나씩 가겠다고 합니다. 그때 그때 이야기를 곁들여서. 이게 왠 횡재입니까. 노래뿐 아니라 그들의 스토리도 직접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이 처음 그들이 등장하던 모습입니다. 




매우 힘차게 등장했습니다. 40년 역사를 끝맺는 공연이지만, 그들이 평소에 등장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더 묘했습니다. 등장에 열광하다가 멈칫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새로 영입된 젊은 멤버들을 빼고 오울드 멤버들은 많이 늙었습니다. 보기에도 안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파워는 여전합니다. 붉은 가죽 바지를 입고 기타를 치는 모습을 한 잡지에서 본 후, 남자가 이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글렌 팁튼(Glenn Tipton)은 비교적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열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K.K. 다우닝(K.K. Downing)이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그나마 새 멤버 리치 폴크너(Richie Faulkner)가 잘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무대는 더 힘이 있어 보였습니다.

 





이 사진은 공연 직전 모습입니다. 관객들의 내공이 상당해 보였습니다. 40, 50대도 많았습니다. 잠시 후 이 40, 50대는 머리를 흔들기 시작합니다. 아저씨들끼리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목 놓아 노래를 부릅니다. 글렌 팁튼과 K.K. 다우닝이 그랬던 것처럼 박자를 맞추어서 좌우로 흔들기도 합니다. 참 아름다워보였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Rock Fan들이 순수하고 지조가 있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이런 말을 자주 되뇌었습니다. "아, 난 봤다. 직접 봤다" 그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이후 많은 후배들이 따라합니다. 연주주법도 그렇습니다. 전설이 된 장면을 눈 앞에서 직접 보면서 "난 봤다"며 뿌듯해했습니다.



팬 중에도 재미있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태극기와 영국 국기 유니언 잭(Union Jack)을 흔드는 사람에게는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유럽 헤비메탈 공연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진과 같이 익살스런 소품도 등장해서 분위기를 돋구었습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고 한 수 접어서 보지말라고 하는 듯 했습니다. 보컬은 변함없이 파워풀했고, 연주도 변함없었습니다.

노래를 듣다가 잠시 기분이 센치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계속 몰아치는 바람에 눈물이 나오려다 말았습니다. 그때 터졌으면 대책없었을 텐데... 노래들과 함께 떠오르는 추억들이 너무나 세차게 지나갔습니다.



아이폰으로 촬영을 했더니 조명 속을 잡아내지 못하네요. 눈으로는 다 봤는데... 큰 화면이 있어서 사진에는 담았습니다. 다행입니다.





공연리뷰를 나눠서 쓰기는 처음입니다. 2편은 다음에 시간 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