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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book, movie

<탄허록> 신나는 예언은 생각보다 적었지만, 주옥같은 말씀이 가득

by walk around 2012. 7. 28.

우리나라가 아주 엄청나게 잘 될 것이라는 예언을 잔뜩 읽고 싶었다. 우리 역사는 대개 고난으로 점철되어 있어서 그런 예언만 봐도 위안이 된다. 그런데 트위터나 신문에서 <탄허록>을 소개하는 분들이 책에 그런 예언이 잔뜩 있는 것처럼 이야기들을 해서 당연히 구입했다.

 

하지만 예언은 짧았고 동양철학과 불도가 가득했다. 나쁘지 않았다. 삶의 교훈이 되는 많은 문장을 보았기 때문이다.

 

탄허스님은 구도와 공부 끝에 인품과 지식은 물론 예지 능력까지 갖게 되었다 한다. 이런 동화 속 도인같은 스님이 가까운 현실에 있었다니 기분이 묘하다. 1913년 출생, 1983년 열반에 들었다.

 

"소규모 전쟁들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인류를 파멸시킬 세계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지진에 의한 자동적 핵폭발이 있게 되는데, 이때는 핵보유국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남을 죽이려고 하는 자는 먼저 죽고, 남을 살리려면 자신도 살고 남도 사는 법"

 

좀 웃기는 말이지만, 위 예언은 내 생각과 똑같다. 그 이유를 조만간 블로그에 정리하고 싶다.

 

"중·러 전쟁과 중국 본토의 균열로 인해 만주와 요동 일부가 우리 영토에 편입되고, 일본은 독립을 유지하기에도 너무 작은 영토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영향권에 들어오게 되며, 한·미 관계는 더욱 더 밀접해질 것이다."

 

"자고로 현명한 지도자는 만민의 총명을 모아 자기의 총명으로 만들어 국정에 반영하는 법이다. 아무리 한 사람이 밝다해도 만민의 총명을 모은 것보다 더 밝지는 못한 법이다."

 

"무릇 고기는 강호 속에 있으면서 서로 존재를 잊고, 사람은 도술에 있으면서 서로간의 존재를 잊는다. - 장자"

 

"작아도 닭의 주둥이가 될지언정 커다란 소 궁둥이는 되지말라는 말이 있다."

 

"민생고가 해결된 다음에는 사회가 거칠어지지 않고 문화, 예술, 종교 등이 존재할 수 있다."

 

"1970년대를 가리켜 사람들은 급격한 변화와 발전의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과연 무엇이 발전했다는 말인가. 수출이 늘어나고, 눈 뜨면 수십개의 대형공장이 들어서고,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되고, 우아하고 세련된 옷을 입는다고 과연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이미 새로운 역사의 장정에 들어섰다. 오래지 않아 훌륭한 인물들이 나와서 국가 원수를 중심으로 단결하여 통일하고 평화적인 국가를 건설할 것이며, 모든 국내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의 국위를 크게 선양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새로운 도의 문화는 다른 모든 국가의 귀감이 될 것이다."

 

여기에 좀 신나는 예언이 있었네. 이번 대선이 그런 시점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부처님의 팔만대장경 교리보다는 자기 마음을 닦는 선을 찾아가야 한다. 앞 일을 하는 것보다 아는 것이 끊어진 각 자리를 좇아가야 한다."

 

사실 책 안에 바로서는 지축, 간도수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 쪽은 거의 20년 전에 한판 파본 일이 있어서 이해가 쉬웠다. 그보다 바로 위 말을 무겁게 들었다. "끊어진 각자리를 좇아가야한다" 명언이다.

 

"불교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우주의 본체는 마음이다"라고 할 수 있다"는 말도 그간 읽었던 다른 책과 매치되면서 뭐가 뭔지 연관이 된다.

 

"사람들은 악업을 행하지 않으면 선업이 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반드시 적극적으로 선을 행해야 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노릇인가. 진짜 보배를 만났으면 아무리 공들여 얻은 것이라도 가짜는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작입 집착을 벗어던지지 못해 귀한 보물을 얻지 못한 것이다. 중생의 인생살이가 이와 같다."

 

이 말도 잘 담아뒀다.

 

"기도를 잘못하면 마가 붙기 쉽다."

 

"마음 밖에 어떤 대상을 추구한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긴다. 이런 틈을 타서 마가 붙게 되면 무슨 칠성이 붙었다 혹은 사신이 붙었다고 하는데, 이런 상태를 기독교에서는 '신의 계시를 받은 상태'라고 하여 크게 보지만 불교에서는 그냥 마일 뿐이다."

 

"우리 자신의 어디든 찾아보라. 마음이 나온 곳이 있는지 말이다. 나온 곳이 없으므로 죽는 곳도 없다. 따라서 도가 철저히 깊은 사람은 이 조그만 몸뚱이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어리석은 중생들이나 죽음을 두려워하며 천년만년 살고 싶어 하지, 도인이나 성인은 굳이 오래 살려 하지 않는다."

 

"도에 통한 사람은 몸뚱이를 그림자로 본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삶을 간만에 꾼 꿈과 같다고 생각한다. 간밤에 꿈을 꾸고 다닌 사람이 끔을 깨고 나면 꿈 속에서는 무언가 분명히 있긴 있었으나 헛것임을 알듯이 삶 또한 그렇게 본다."

 

"돈벌이하는 것은 가난한 데 쓰자는 것이요, 깨달음은 얻어서 수많은 중생 구제를 하기 위함이다."

 

"동자란 천진난만한 어린애를 말하는데, 어린애의 마음은 바로 성인의 마음과 같기 때문이다. 성인의 마음은 곧 그 순간의 마음, 즉 앞뒤가 다 끊어진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이다. 도를 통한 사람도 그와 같다." 이말은 엄청난 내공이 담긴 말이다. 가슴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