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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 story

대행사의 창단작업 포기! 그러나 새롭게 다가온 희망

by walk around 2011. 11. 18.

창단 및 운영 대행사 선정, 분데스리가 마케팅 담당 에릭 로렌츠 방한 등 기세 좋게 시작한 부천의 창단 작업은 이후 소강 상태에 빠졌다. 그 사이 부천서포터도 일부 이탈했다. 새로운 취미를 만든 친구들도 생겼다.

다행히 2006년에는 월드컵이라도 있어서 아무 생각없이 축구를 볼 수 있는 여건은 되었다. 부천서포터 일부도 독일을 찾았다. 그들은 경기장에 부천FC 창단을 기원하는 걸개를 내걸었다. (사진 참조 : 왼쪽의 "세계가 비웃는 연고이전" 걸개는 독일 현지에서 급하게 제작해 걸었다. 하노버)

하지만 귀한 시간은 그냥 흘렀다. 월드컵을 전후로 기업과 지자체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았을 때 창단 작업을 진행하려던 계획은 어디로 갔는지 모를지경이었다. 당시에는 대행사와도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 월드컵 등으로 독일 등을 오가고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느라 바쁘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그렇게 2006년이 거의 흘렀다. 2007년 1월. 원대한 비전을 내결었던 대행사는 창단 작업 포기를 선언했다.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고, 기대했던 지자체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회사가 창단 작업을 진행할 여유가 아직은 없다는 사유도 있었다.


대행사의 창단 작업 중지 선언은 서포터와 시민모임에게는 절망스러운 소식이었다. 소위 전문가들도 포기한 창단을 팬들이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더욱 상황이 나빠졌다.

이 즈음에 축구인 K씨가 시민모임을 찾아왔다. 부천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함께 창단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축구인이 스스로 찾아와 함께 하겠다고 하니 서포터와 시민모임은 힘을 얻었다. 당시 K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기획의도는 훌륭했지만 부천시와 축구인, 기업인, 시민, 언론이 조화롭게 움직이지 못해 실패했다. 열정과 사명감을 가지고 우선 출발할 것이다. 프로구단은 선수와 돈으로 운영되지만 부족하더라도 시민과 기업, 부천시가 3개의 축을 이루고 공을 먼저 드리블해 나가자. 시민들의 관심과 부천시의 의지, 기업의 양보가 조화를 이룰 때 클럽창단이 가능하다. 이 3가지만 맞아떨어진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창단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 팀 창단이 목표인데 연간 운영비 14억원을 부천시가 다 부담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기업들에게 창단 의지만 보여줘도 일은 금방 풀릴 겁니다. 축구는 올림픽보다 강력한 마케팅 수단입니다. 축구를 통해 타지역보다 강한 시민들의 단합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지역경제활성화와 국제 교류에도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인구 86만의 도시 부천이 축구단 하나 가질 수 없단 말입니까?"

K씨의 말은 모두 맞는 말이었다. K씨의 가세로 팀 창단작업은 다시 활기를 띠었다. 그리고 시민모임은 조직을 개편했다. 팀 창단을 위한 "창단TF"를 구성하고, 지역인사들을 주축으로 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창단 작업을 위한 비용지출과 활동은 거의 TF가 전담했다.

TF는 TF를 구성하면서 제작한 시민모임 홈페이지 bfc2007.com에 2007년 2월초에 아래와 같은 공지를 게재했다.

안녕하세요. 시민모임입니다.

시민모임은 지난 27일 토요일 서울시 송파구 삼전동에서 축구단 창단을 위한 모임을 갖고 구단창단을 위한 TF(Task Force)를 구성하고 창단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였습니다.

특히 TF에는 K 해설위원이 참여했으며, K 위원이 팀 창단 작업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 이날 회의에서는 "2008년 N리그 참가를 목표로 팀 창단 작업을 진행한다"는 전제 아래, 창단작업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해 시민모임을 '후원회'와 'TF'로 나누어 운영합니다. 이중 후원회는 재정적 지원과 조직을 갖춘 인사의 모임을 이야기합니다. 'TF'는 창단과정에 참여하는 순수 아이디어 집단입니다.

시민모임은 앞으로 '부천시 축구협회' 산하로 들어가 공신력을 갖추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와함께 시민모임의 위원장도 추후 새로 선임할 예정입니다. 시민모임의 고문으로는 차명진 의원이 선임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고문으로 정치인이 추가 선임될 경우 당적을 떠나 누구나 선임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시민모임은 팀 창단을 위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높여가고자 합니다.
많은 호응을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최소 월 2회 이상, 진행상황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TF는 창단 작업을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정보를 팬과 공유했다. 이런 작업은 힘들었지만, 즐겁고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희망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저절로 힘을 나도록 만들었다.


제목 : [부천 TFT소식 2] 후원회 구성 및 마케팅 전략 수립

안녕하십니까. 부천축구클럽창단 시민모임 TFT입니다.

지난 공지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현재 K위원을 중심으로 후원회 결성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현재 후원회 동참의사를 밝혀주신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다음 -

부천시 축구협회장
부천시 체육회국장
부천시 관리공단 위원장
부천시 축구협회수석부회장
부천시 축구협회 전무
부천일보편집국장
K 위원

그간 팀 창단 논의에 참여하지 못했던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게 되어 창단 작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민모임은 후원회 가입의사를 밝혀주신 인사들을 환영하며, 앞으로 부천의 축구단 창단을 위해 뜻을 함께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K 위원님은 부천의 인사들께 이번달 말까지 부천시축구창단위원장(시민모임 대표) 선임을 요청했으며, 위원장이 선임될 경우 축구단 창단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함께 TF는 스폰서 영입을 위한 마케팅 제안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마케팅 제안서는 기본적으로 TF 모임을 통해 작성할 예정입니다.

마케팅 제안서의 대상은 건설업체, 은행, 생명보험, 교육기관 등 부천시와 관련있는 모든 업체가 대상입니다.

이를 위해 부천지역 축구팬들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자 합니다. 추후 별도 공지가 게시될 것이나 기본적인 내용을 먼저 말씀을 드리면,

본 시민모임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스폰서 영입을 위한 아이디어, 스폰서가 될만한 기업, 구단 수익창출을 위한 아이디어 등을 격의없이 생각나시는 대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제공하신 내용은 TF가 충분하게 참고하여 제안서 작성에 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교적 유명세가 있는 인사가 적극적으로 가세하면서 부천팬들은 다시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당시 TF에서 활동하며 "하늘이 우리를 버리지는 않았구나"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K씨와 TF는 부천과 서울 곳곳에서 수시로 회의를 하면서 팀 창단을 위한 준비를 했다. K씨는 친화력과 추진력 그리고 합리성을 보이며 TF를 이끌어 나갔다.

수없이 제안서가 만들어졌고 의견이 오갔다. 지금 내 하드에만 제안서가 수십개가 넘는다. 경제적인 부담도 상당했다.  

위 공지에서 특이한 점은 부천시축구협회가 참여했다는 점이다. 사실 부천시축구협회와는 그간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 나아지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