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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 story

K3팀 창단으로 방향 전환 그리고 배기선 의원과 만남

by walk around 2011. 11. 23.

 

 

 

 

대행사에 의한 창단과 유명인과 함께 한 창단이 차례로 무산된 후 창단TF는 한달 정도 패닉에 빠졌다. 다시 의욕을 불러일으킨 일은 아마도 5월 경에 일어났다. 당시 개인적으로 대한축구협회의 '주니어보드'라는 조직에서 한국축구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

주니어보드에는 서형욱 해설위원을 비롯한 언론인, 당시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마케팅 담당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서동렬 붉은악마 전 부회장 그리고 나와 같은 팬들도 서너명 있었다. 이 모임을 담당하던 축구협회 직원 신만길씨는 AFC로 파견을 가게되었고, 김종윤씨가 담당을 하게되었다.

정기모임이 끝나고 간단한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김종윤씨가 "K3 구단은 1년에 3억원 정도면 운영이 가능하다. 현재 창단하는 구단이 많다. 곧 팀이 꽉 찰 것 같다" 등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 자리에서 곧바로 당시 TF 사무국장인 이희천 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K리그, 내셔널리그를 고집하지 말고 일단 1년 예산 3억원의 K3 팀을 창단하자는 의견을 말했다. 더 이상 퇴로가 없었기 때문에 쉽게 동의가 되었다. 다른 TF원도 쉽게 동의가 되었다.

이희천 국장은 곧바로 배기선 의원에게 연락을 해서 K3에 대한 설명을 하고, 미팅 날짜를 잡았다. 당시 배기선 의원은 김문수 도지사, 차명진 의원, 원혜영 의원 등과 함께 시민모임의 고문으로 이름을 걸어두고 있었다.

이전에 김문수 도지사, 차명진 의원을 잇따라 만났고 K3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제 배기선 의원과 약속이 된 것이다. 이희천 국장은 정식 미팅 전에 배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인사를 하고 전반적인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 미팅. TF는 다른 미팅 때와 마찬가지로 PT자료를 준비했다. 미팅 날 제안 설명을 할 이희천 국장이 차가 막혀서 늦었다. 배 의원은 자리에 앉았다. 어찌됐건 설명을 시작해야 했다. 그런데 먼저 배 의원이 말을 꺼냈다.

"부천SK가 부천을 떠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SK구단이 부천시로 올 때 관여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구단 창단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내가 나온 것은 창단을 돕겠다는 말을 하려고 나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천의 젊은이들이 너무나 고생하는 것 같아서 따뜻한 밥 한끼 사려고 나왔습니다."

아이고.. 이게 아닌데.. 당시 위 배 의원의 첫 발언과 당시 표정 등은 머리에 완전히 녹음, 녹화 되어있다. 이야기를 들으며, 어디를 파고 들어가야 하나 극도로 집중해서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발언은 끝났고, 이제는 그냥 축구단을 잃은 것을 아쉬워하며 맛있게 식사를 해야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때 TF는 다소간의 도발을 했다.

"의원님. 부천에 왜 축구단이 필요한지 5분만 시간을 주시면 설명을 하겠습니다. 설명이 끝나고 판단해 주십시오."

반응이 있었다. "한 번 들어보자"는 분위기였다. "그래요? 어디 한번 들어 봅시다.."

PT자료를 완전히 농축해서 5분을 염두에 두고 말을 풀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