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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book, movie

<켈트 신화와 전설> 재미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어려워서 혼났다

by walk around 2012. 9. 21.

책을 구입할 때 많이 참고하는 것은 토요일자 신문의 북섹션입니다. 매주 한두권의 책을 여기서 선택하고, 대부분 구매합니다. 이 책도 그랬습니다. 책을 읽고난 지금, 당시 이 책에 대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 책을 한번 훑어보고 쓰셨는지. ㅠ.ㅠ


'1905년 초판 출간', '켈트 신화 최고의 고전', '21세기 신화적 상상력의 장대한 보고', '아서왕 이야기'... 정말 읽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했습니다. 로마신화, 그리스신화 정도로 대변되는 유렵의 신화에 또 다른 버전이라. 그것도 바다와 섬 그리고 북쪽 이야기...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무려 2만5천원에 달하는 책의 가격이 아까워서 끝까지 읽었습니다. 내용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충실하게 번역이 된 나머지 우리말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더 어려웠습니다. 수많은 인물들, 그나마 수시로 이름과 표현 방식이 변하는.. 이야기와 분석을 경계없이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멀티 기술구조..

 

등장인물 이름을 색칠하며 꼼꼼하게 봤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미로에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번역 작업은 거의 고통에 가까웠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를 우리말로 옮기면서 말이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다만 독서를 하면서 아일랜드와 브리튼의 신화가 순서대로 기술된 것을 보니 뭐랄까 이들이 요즘 알려진 것과 달리 고대에는 문화적 공통점이 있었다는 게 새삼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겠죠. 서양 사람들이 한국과 일본의 고대문화를 기술하면서 순차적으로 유사점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테니...


아무튼 영혼이 다른 몸으로 옮겨다닌다는, 마치 윤회설과 같은 켈트족의 믿음, 신을 달래기 위해 인간을 바치는 풍습 등이 켈트족에게 존재했다는 것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근대회 이전의 일본인과 독일인을 한심하게 묘사한 내용과 오버랩되면서.. 태초부터 문명화된 집단은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나온 재미있는 내용 "이 세상에는 듣기 힘든 소리가 세 가지 있는데, 하나는 리어논의 새들의 노래이며, 또 하나는 색슨족의 입에서 나오는 지혜의 노래이고, 마지막은 구듀쇠의 잔치에 초대받는 것이다" 뭐야.. 색슨족.. 웨일스인이 한 말이라고 한다. 맨유의 라이언 긱스의 선조들이 맨체스터의 선조들에게 한 말? ㅎㅎ


책에서 꽤 길게 소개된 전사 킬후흐.. 이 인물 전후의 내용은 꽤 흥미진진했는데.. 아무튼 그는 '바람이라도 베어서 피를 흘리게 할 수 있을 듯한 날'을 가졌다는데, 이 표현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거둔 가장 큰 메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