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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football itself

오범석, 학연 지연 인맥 때문에 발탁됐다?

by walk around 2010. 6. 20.

 

 

 

 

지난 17일 한국이 아르헨티나에게 1-4로 패했습니다. 축구에서 패배는 곧 희생양의 등장을 예고하는 서곡입니다. 경기 후에 박주영, 오범석, 염기훈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현실에서는 타깃이 오범석으로 좁혀지는 모양새였습니다.

그런 흐름은 블로그 운영툴을 보고 알았습니다. 블로그 운영툴에는 블로그 방문자가 검색사이트에서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여기까지 오게되었는지 분석해 주는 코너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와 경기 후 난데없이 '허정무 학연 지연', '오범석 학연' 등 "오범석이 뭔가 인맥을 타고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뛴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느껴지는 키워드들이 급부상하고 있었습니다.


 
방문자들은 이런 키워드를 통해 아래의 컨텐츠를 접하셨습니다.

허정무호, 학연·지연이 얽힌 비정상적인 팀일까?

저도 오범석 선수가 아르헨티나전에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점에는 일부 동의합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접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검색을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일단 허정무 감독과 오범석 선수는 학연이나 지연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호남 감독에 영남 선수, 연세대 출신 감독에 포항제철고 출신 선수니까요.

여기서 제기되는 것이 오범석 선수는 아버지 오세권씨가 축구협회와 관련이 있는 비중있는 축구계 인사라는 점입니다. 우연찮게 오세권씨는 허정무 감독과 같은 연세대 출신입니다. 스토리라인이 완성되는 느낌을 받은 분들이 좀 있을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 생각에는 이런 접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 축구판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판이 매우 좁습니다. 한 두 단계만 거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선후배입니다. 게다가 오범석 선수를 쓰기위해 월드컵 독점중계사의 해설위원인 차범근 위원의 아들 차두리 선수를 빼야했습니다. 이해관계나 인맥을 두고 스쿼드를 흔들기에는 참 좋지 않은 자리입니다. 지금 대표팀 선수 중 축구협회에 고위 관계자 한둘과 친분있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오범석 선수는 J리그 요코하마FC로 임대된 이후,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영입제안도 있었습니다. 유럽에 진출해 러시아 사마라에서 뛰었습니다. http://eng.kc-camapa.ru/cgi-bin/pls.cgi?n=6510 좋은 선수 맞습니다. 많은 축구팬들이 좋아하는 컬럼니스트 존 듀어든은 오직 오범석 한사람만 다루는 칼럼을 작성한 일도 있습니다. 

스타스포츠에서 축구 중계를 하고 있는 호주 출신의 한 해설가는 아시안컵 한, 일전을 중계하며 저렇게 외쳤다. 그가 가리킨 것은 한국의 신예 오범석이었다. 그날 오범석은 일본 선수들에게 멋진 태클을 성공시켰고, 연장전에서도 그라운드 전체를 뛰어다니며 좋은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를 올린 오범석은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몇 초간 휴식을 취했다. 그제서야 오범석을 ‘오비엄 시억’이라고 발음하던 그 해설자는 “저 선수도 결국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다!”라고 말했다.

 
듀어든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왜 좋은 선수가 요코하마FC로 임대를 갔냐"며 "어서 돌아오라"고 애정어린 조언을 했습니다.

오범석 선수는 그간 대표팀에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승부욕도 상당합니다. 문제는 긴장하면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긴장하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오범석 선수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담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7년 7월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범석 선수는 PK를 허용하는 반칙을 했고, PK가 골로 연결이 되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이 났습니다. 상대 시뮬레이션에 당했다는 평도 있었지만, 경험부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저는 그 장면을 오범석 선수가 몸이 굳어있고 당황한 상태에서 발생한 일로 보았습니다. 좀 더 간이 클 필요가 있었습니다. 여유가 필요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은 16강에 가야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허정무 감독이 나이지리아전에 오범석 선수를 쓰기가 쉽지 않을 것 입니다. 적어도 앞으로 한두경기 더해야 오범석 선수가 폐쇄한 미니홈피를 다시 오픈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미니홈피 폐쇄한 것도 어쩌면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겠죠. 국가대표 축구선수는 큰 경기에서 실수하거나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하면 달걀 맞을 생각해야 합니다. 빅리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 대신 잘하면 엄청난 부와 명예가 따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비난을 이겨내야 클 수 있습니다. 욕 바가지로 먹었고 요즘도 욕 먹고 있는 마리도나 당당한 거 보면.. 참.. 담력이 스타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끼게 합니다.

방금 뉴질랜드가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선제골 넣었네요. 와방 부럽네.

아, 그리고 이 링크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http://blog.daum.net/hong8378navercom/8417153

이런, 6월 22일 오후. 블로그 운영툴에 들어가니 오범석 선수 관련 키워드가 대세입니다. 모두 오해아닌 오해를 풀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