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2011 DAUM 챌린저스리그 8라운드 부천FC 1995와 천안FC의 경기시간을 3시간 앞둔 오후 5시. 부천FC 팬들이 삼상오오 경기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기장에 상을 펴더니 떡과 돼지머리 등을 올려 놓고 갑자기 고사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축구장에 차려진 고사상 답게 상 위에는 축구공도 올라갔다. 팬들은 가방에서 이것저것 먹을 것을 빼놓기 시작했고, 부천FC 서포터즈클럽 헤르메스의 김시훈 대표 등은 막걸리, 머릿고기 등으로 상을 차렸다.
7일 경기는 부천FC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올 시즌들어 어웨이에서는 대량 득점을 하며 곧잘 승점을 챙겼지만, 유독 홈에서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수 시민구단인 부천FC는 팬들의 입장수익이 매우 중요한 상황. 따라서 홈경기의 결과는 구단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서포터들이 홈 경기 승리를 위한 고사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순식간에 상이 차려지고, 팬들은 차례로 고사상에 절을 하며 부천FC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번 고사상에는 홈경기 승리뿐 아니라 상위리그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염원도 담았다.
부천FC 정해춘 단장이 가장 먼저 절을 했다. 정 단장 역시 헤르메스 회원이다. 그는 단장이면서도 경기 중에는 경기 동영상을 촬영하고 경기 후에는 직접 주요장면을 편집하여 서포터즈 홈페이지에 올린다. 구단 관계자나 팬들을 항상 격의없이 다루고,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에 최근 부천FC의 주식회사 전환시에도 이사진의 만장일치로 구단 대표가 됐다.
경기 준비 중인 선수단은 고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정현민 플레잉코치가 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에 투입되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꾸고 팀 승리에 일조했다.
고사상에는 부천FC를 후원하는 업체들의 상품도 올랐다. SK텔레콤, DAUM, 부천시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 키카 축구공, 석수앤퓨리스 생수 등이 그것이다. 돼지머리에는 팬들의 정성이 모였다.
팬들도 정성을 다해 고사에 참여했다. 헤르메스의 고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1년 4월 15일 부천SK와 울산현대의 홈경기를 앞두고 고사를 지낸 바 있다. 당시 부천SK는 이전 경기까지 5연패를 당한 상태. 조윤환 감독도 고사에 참여해 절을 하기도 했다.
이 경기는 전후반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연장후반 이원식의 결승골로 결국 부천SK가 승리했다. 헤르메스 회원들은 이원식을 무등태워 경기장을 뛰어 다니기도 했다.
2001년 그날처럼 고사를 치른 후 경기에서 부천FC는 승리했다. 헤르메스는 고사를 치른 후 관중석으로 올라가 언제보다 열띤 응원을 했고, 선수들은 투혼을 보여주었다. 이날 홈경기 승리는 팬과 선수단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팬들은 "부천FC의 홈승리는 이번이 시작"이라고 말한다. 이번 고사가 한 경기를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관련 포스트>
부천서포터 헤르메스, 9년만에 고사지내는 이유
부천FC 팬들.. 영광에 가서 뭐 했길래..
남자의 자격에 등장한 부천FC(화면캡쳐)
이들은 경기장에 상을 펴더니 떡과 돼지머리 등을 올려 놓고 갑자기 고사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축구장에 차려진 고사상 답게 상 위에는 축구공도 올라갔다. 팬들은 가방에서 이것저것 먹을 것을 빼놓기 시작했고, 부천FC 서포터즈클럽 헤르메스의 김시훈 대표 등은 막걸리, 머릿고기 등으로 상을 차렸다.
이 경기는 전후반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연장후반 이원식의 결승골로 결국 부천SK가 승리했다. 헤르메스 회원들은 이원식을 무등태워 경기장을 뛰어 다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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