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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football itself

부천FC 편향적인 시각으로 FC안양을 보며 든 생각

by walk around 2013. 4. 3.

블로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부천FC가 축구이고 축구는 곧 부천FC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다른 클럽을 지지하는 팬들의 심정은 대략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요?

 

부천FC를 위해서 FC안양의 존재 가치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부천FC가 K리그 챌린지에 입성한 후 경기장에서 뜨거운 열기를 보였지만 관중 수는 3천 명 전후로 바람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는 경는 4월 21일 FC안양과의 홈 경기입니다. 2부 리그에 FC안양마저 없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안도감이 듭니다. 부천FC에게는 다시만난 순망치한의 관계입니다.

 

관련 포스팅 : 부천FC와 서유, 전형적인 순망치한의 관계  

 

 

(2008년 첫 서유 원정. 서유 덕분에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그나마 축구 경기 같은 경기를 했다.)

 

 

마치 부천FC가 3부 리그인 챌린저스 리그에 있을 때, 그나마 서울유나이티드라는 팀이 있어서 상대 팀 서포터즈도 있고.. 축구 경기장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었던 것과 같습니다. 서울유나이티드와 경기는 5,000명 전후의 관중이 입장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 전면 무료 경기도 있기는 했습니다만.

 

상황이 이러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FC안양의 소식을 유심히 보게 됩니다. 관중 수도 비교하게 되고, 내셔널 리그 최강 고양KB를 흡수한 효과가 경기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도 관심이 갑니다.

 

그런 와중에 몇 마디 긁적이고 싶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FC서울마르티즈의 홈경기장은 일반 인조잔디 구장이다. 부천FC 팬들은 바닥에서 기어올라왔다.

그래서 팀이 2부 리그에 올라와 있는 현실이 꿈만 같다.)


 

1. FC안양 팬들은 곧 크게 실망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FC안양 팬들은 2부 리그 이하를 본 경험이 없을 것입니다. 안양LG 시절 1부 리그를 보다가 공백기를 맞았고, 아마도 그 공백기 사이에 다른 1부 리그 경기 소식이나 케이블TV로 EPL을 보다가 2부 리그 팀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안양LG가 떠난 후 일부 열혈 팬들이 팀을 만들어 코니그린컵과 같은 아마추어 토너먼트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현재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극히 일부일 것입니다.(그들의 열정을 높이 삽니다.)

 

처음에는 2부 리그도 그럴 듯 합니다만, 8개 팀과 경기를 1년에 4~5번 하다보면 그게 그거 같고, 정신 차려보니 경기장에는 이름 아는 선수도 별로없고, TV에서 보던 것과 경기력도 차이나고 등의 이유로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천FC 팬들이 처음에 3부 리그 팀 창단했을 때 기뻐서 경기장에 오다가 점점 빠지기 시작한 사례와 유사한 과정이 예상됩니다. 3부와 2부를 차이가 크지만, 두 리그 역시 1부와는 또 차이가 큽니다. 어찌됐던 우리에게 익숙한 그런 모습은 아닙니다.

 

이런 기대와 현실의 차이는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습니다.

 

 

(어렵게 얻은 팀이기에 소중하다. 그래서 과격하기로 유명한 부천 서포터즈는 스스로 어깨에 힘을 뺐다.

어떻게 얻은 팀인데, 서포터즈 때문에 관중이 경기장을 떠나게 할 수는 없었다. 사진은 3부 리그 시절)


 

2. 어렵게 생긴 나의 소중한 팀에 대한 지나친 열정 - 팀에게 부담이 될 수도

 

암흑 속에 있다가 팀이 생겼으니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부천FC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팀이 심판의 농간 때문에 또는 상대의 비신사적인 플레이 때문에 졌다고 생각하면 참기 어렵습니다.

 

부천FC 창단 초기 경기에서 패하면 일부 서포터들이 경기장에 난입해서 심판 또는 상대 팀 선수들에게 달려 갔습니다. 그것을 막는 것도 구단의 큰 일 중 하나였습니다.(저도 난리 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님 ㅜ.ㅜ)

 

요즘 FC안양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게 어떻게 만든 팀인데, 누구의 장난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되면 그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한편으로는 우리 선수들에게 솔직히 한바탕 하고 싶은데, 아직 그렇게 쎄게 나가기도 애매하고.. 어쨌거나 이 끓어오르는 분을 풀어야할 대상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분을 풀 때는 좋은데, 다소 과격한 행동이나 말투 때문에 홈 팬들이 떠날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이는 구단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해를 줄 수 있습니다.

 

 

(역시 인조잔디 구장인 고양원정. 2008년 경기. 트랙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경기 중에 조깅을 했다.) 


3. 자치 단체의 과도한 개입은 약간 주의를

 

일단 자치단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입니다. 지역에서는 자치단체가 왕입니다. 자치단체를 통하면 일이 절로 풀릴 떄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치 단체장이나 자치단체가 과도한 개입을 해서 소속 공무원이나 주민 또는 기업에게 무리가 가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그 과정에서 구단에 반감을 갖게되는 집단도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시의회에 단 한두 명이라도 구단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을 대변하는 시의원이 생기면 일이 매우 힘들게 됩니다.

FC안양의 경우, 당장 시즌권 판매가 10억 원인데, 관중은 시즌권 판매 수의 반의 반도 안 되는 현실은 대부분의 시즌권이 시즌권을 원치 않았던 사람에게 판매가 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시즌권을 구입한 사람들이 FC안양을 미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것이 지금 시의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부천FC도 앞으로 이 점은 매우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중용. 적당한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할말이 많은 것 같았는데, 막상 정리해보니 별로 없네요. 부천FC가 처음에 3부 리그 갔을 때, 3부 리그에 먼저 와 있던 서울유나이티드의 팬이 "처음에는 축구 보면서 화가 많이 나겠지만, 적응하실 꺼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말을 FC안양 팬에게도 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무진장 좋다가) 나중에는 축구 보면서 화가 많이 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적응하게 될 것입니다."

 

 

<관련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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