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에에는 후에왕궁이 있다.
후에를 가로지르는 흐엉 강(Song Huon)을 건너서
후에성으로 갔다.
더워 죽는 줄 알았다.
다리가 꽤 길다.
툭툭이나 택시를 왜 타지 않느냐는
가족의 원성을 들으며 묵묵히 걸었다.
기억이 맞다면, 장띠엔 다리이다.
흐엉강은 꽤 넓다.
후에는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1802~1945)의 수도였다.
이렇게 넓은 강은 왕조의 힘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후에성에 다다랐을 때,
이 세상 어느 나라도 베트남이
역사가 없는 나라라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한국의 어떤 성보다 훌륭한 것 아닌가.
후에 왕궁은 1805년 자롱 황제 때 건설되기 시작,
1832년 민 망(Minh Mang) 황제 시기에 완성되었다.
면적은 5.2제곱킬로미터,
특이한 점은 프랑스 건축가인 바우반(Vauban)이 설계했다는 것.
프랑스식과 베트남식 건축 양식이 혼합됐다.
당시 왕조는 프랑스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아마 이 점이 이 유적의 순혈적 가치를 상쇄하는 듯 하다.
그래도, 이 왕궁의 분전(?)으로
후에는 1993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됐다.
성을 두른 해자는 물이 더럽다. -.-;
꽤 넓고 깊은 듯(?)하여 방어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
그 큰 성을 해자가 다 두르고 있다.
이 정도이상의 해자를 캄보디아는 훨씬 이전에
완성했었지.
여행책에는 후에 왕궁이 베트남 + 프랑스식이라고 하는데..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는 중국식 + 포루투갈(스페인)식 아닌가 싶었다.
문양, 백돌 등은 중국에서 본 것 같고,
요새 모양의 시설과 포대는 마카오나 필리핀에서 본 것 같다.
설계야 어찌됐든 건축물 자체는 어마무지 했다.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베트남을 다시 보게 한다.
바닥, 지붕, 처마 등 모든 디테일이 훌륭하다.
이런 건축물은 진짜 중국식.
사진을 다시 보니 너무 더워하며,
감탄을 연발하던 기억이 새롭다.
후에 왕궁은 서너 편으로 나눠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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