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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오세아니아/싱가포르 2009

싱가포르 최고의 호텔 래플스호텔을 가다 - 싱가포르 여행 15

by walk around 2009. 10. 7.

래플스(Raffles) 호텔은 싱가포르 최고급 호텔입니다. 1887년에 설립됐다고 하니 가장 오래된 호텔이기도 합니다. 싱가포르가 그저 위치만 좋은 섬이었을 때 싱가포르의 잠재력을 보고 정착해 개척한 사람이 스탬포드 래플스라고 하는데요, 영국의 귀족이었던 모양입니다. 이 호텔의 역사도 그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처음부터 이런 멋진 모습은 아니었겠죠? 하지만 비슷한 모양이었던 것을 요즘 국내에서도 아파트 리모델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쌍용건설이 현재의 모습으로 되살려 냈습니다. 이래저래 싱가포르는 쌍용건설이 꽉 잡은 것 같습니다.

<링크> 쌍용건설이 건설 중인 싱가포르 랜드마크 직접 가보니


호텔 안에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객실만 빼고요. ^^; 호텔 전체가 문화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습니다. 객실은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시설이 엄청나게 좋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비싼 숙박료(스위트룸 약 100만원)을 지불하는 이유는, 이 호텔이 가진 역사 때문이 아닐까요? 즉 스토리를 판매하는 것이었습니다.

"호텔 바로 앞이 원래 바다였지만 간척사업으로 지금은 사방이 빌딩들이다", "식민의 잔재라고도 할 수 있는 래플스 호텔은 1930년대까지만 해도 유색인은 숙박할 수 없었다" 등 각가지 이야기를 흘리면서 호텔을 역사의 증표로 부각시키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슬슬 끌리면서 사람들은 호텔을 빙빙 돌며 마치 자신이 이야기 속으로 살짝 들어가서 귀족이 된 듯한 느낌으로 똥폼도 잡고 쇼핑도 합니다. 마침 호텔 안에는 명품숍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그 스토리라는 것이 그럴듯하고 싱가포르에게는 각별할지 모르지만, 한국 사람이 볼 때는 좀 웃깁니다. 그렇게 따지면 한국의 스토리는 얼마나 무궁무진한 것인지… 불과 한토막짜리 역사를 알콩달콩하게 포장을 해서 그것을 사람들에게 추억으로 느끼게 만들고는 관련된 이미지를 홀라당 팔아먹는 엄청난 상술이었습니다.

수천년 역사의 한국의 산골 설화 하나정도 되는 이야기를 가진 오래된 호텔 하나를 이렇게 세계적인 문화재로 만들어 버리다니. 


호텔 기념품점 입구입니다. 호텔로고가 찍힌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데 규모가 꽤 큽니다. 옷, 각종 사무용품, 자익품 등이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일본인 여성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다들 큼직한 쇼핑백을 하나씩 들고 나왔습니다. 문방구에 관심이 많은 저도 솟구치는 구매욕을 꾹 참았습니다만…

 
네. 결국 다른 관광객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홀라당 넘어가서 래플스 호텔 머그를 사와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역삼동 스타타워를 사들이고, 최근에는 뉴코아 강남점을 매입하는 등 글로벌 부동산 복부인 입니다. 그런데 정작 래플스호텔은 미국계 자본 소유라고 합니다.



정원입니다. 호텔의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ㅁ'자형으로 배치된 건물 가운데에 작은 정원이 있고, 야외 식당도 있습니다. 건물 1층은 명품 아케이드입니다. 음식도 먹고 싶었는데 하루 세끼 이상 먹을 수 없으니 참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싱가포르는 식도락 여행으로 꽤 괜찮은 곳입니다. 래플스호텔 음식도 경쟁력이 있다고 하던데…

<링크> 싱가포르에서 들른 맛집 총정리



정원 옆의 분수대.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지 분수대가 반가웠습니다. 안에 동전이 꽤 있었습니다. 괜찮은 수익모델입니다. 이를 테면 "동전을 던져서 사자 머리 맞추면 오래 산다" 뭐 이런 거… 이 분수대는 어떤 수익모델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그럴 듯한 분수대가 있으면 "환전도 안되는 동전, 일단 던지고 복 받아 보자"는 심보를 가진 모양입니다.




우리는 스토리는 잘 팔지 못하지만,  잘 파는 것도 있죠? 삼성 광고판입니다. 래플스호텔에서 걸어서 5분. 선택시티 가는 길에 있습니다. 좀 썰렁한 곳에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지만, 광고 효과는, 글쎄요… 길은 넓은데, 큰 행사가 아니라면 한가한 길이라서. 하지만 저 건물이 주요 행사가 많이 개최되는  컨퍼런스용이라서 상징성은 있어 보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싱가포르가 마구 붐비는 곳이 아니기도 하고요.

<싱가포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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